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정유 4사의 선박연료유인 IFO 380의 공급가는 t당 711달러로 642달러인 로테르담보다 69달러가 높았다.
국내 선사들이 주로 수입하는 싱가포르의 선박연료유도 667달러로 국내보다 44달러가 저렴하다. 정유사들이 해외에서 선박연료유를 수입할 경유 t당 20달러 가량의 운송비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국내 선박연료유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이유는 정유 4사가 독점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석유사업법은 선박연료유를 취급할 수 있는 업체를 정유사로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정유 4사에 의해 공급가격이 결정된다.
때문에 석유사업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석유사업법 등 관련법령 개정을 추진을 통해 세계적인 선박연료유 공급업체를 국내에 유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선사들의 연료비 비중은 매출원가의 15~20%, 운항원가의 25~30%로 용선료에 이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선사들이 국내 정유사들의 선박연료유를 사용하는 만큼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는 구조이다.
특히 중소 선사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들 업체는 주로 중국·일본 등 인근 지역에서 선박을 운항하고 있어 국내 정유사들이 공급하는 선박연료유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중견 벌크선사 관계자는 “대형 선사들은 싱가포르 등을 경유하는 선박이 많기 때문에 현지에서 선박연료유를 공급받을 수 있지만, 중국·일본항로에 집중된 중소형 선사들은 ‘울며겨자먹기’로 국내 정유업체들의 선박연료유를 공급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진해운·현대상선 등 대형 선사들도 국내 선박연료유 공급물량을 줄이고 미국 롱비치, 중국의 얀티안 등에서 구매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국내 선사들의 선박연료유 소비량은 연간 약 1200만t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국내 수급량은 전체의 30%인 400만t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