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프랑화 강세…다국적기업 스위스 등지나?

2011-08-18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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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압박에 세제혜택 매력 '뚝'<br/>물가·임금 부담…감원·수당 삭감

스위스프랑·달러 환율 추이(단위 스위스프랑/출처 CNBC)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최근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에도 불구 스위스프랑화 강세가 계속되자 다국적기업들을 잡아끄는 스위스의 매력이 급감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UBS에 따르면 취리히와 제네바의 임금 수준은 미국 뉴욕을 100으로 했을 때 각각 144.1, 138.8로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1·2위를 차지했다. 물가 수준도 핀란드의 오슬로(139.1)에 이어 취리히(135.0)와 제네바(133.1)가 2·3위에 올랐다.

다국적 기업들은 상당한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스위스 정부의 세제혜택에 힘입어 스위스로의 진출을 마다지 않았다. 구글, 야후, 크래프트푸드 등 180개가 넘는 기업들이 스위스에 지역거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스위스 외환당국의 잇따른 개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스위스프랑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다국적 기업들 사이에 스위스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달러화 대비 스위스프랑화 가치는 연초 대비 15% 급등했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은 전날 스위스프랑화값 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추가조치로 은행 요구불예금 규모를 당초 예정된 1200억 스위스프랑에서 2000억 스위스프랑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SNB는 지난주에도 요구불예금 규모를 400억 스위스프랑 증액했다.

WSJ는 스위스프랑화 강세 기조가 꺾이지 않는 것은 SNB가 스위스프랑화 가치를 유로화에 연동하는 페그제 도입을 망설이는 등 대담한 조치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스위스에 진출한 다국적기업과 국제기구들은 고임금 및 스위스프랑화 강세에 따른 압력을 견지지 못하고 각종 복지수당들을 이미 삭감했거나 줄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스위스 주재인력 2400명 가운데 3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로펌 스피클리버크햄의 마크 서머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봄 취리히 사무실을 열었는데, 스위스프랑화 강세가 회사 확장 비용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위스에서 비서를 한 명 쓰려면 런던에서보다 임금을 두 배나 더 줘야 한다"며 "스위스프랑화 강세로 이같은 임금 차이는 더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이전 전문가들도 다국적기업들이 스위스 현지 직원들의 주택 및 학자금 수당 등과 관련한 비용을 삭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이전 전문 컨설팅업체 팩임플렉스의 로버트 볼드윈 이사는 "운영비 삭감 방법에 대한 조언을 구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스위스 내 다국적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좋은 복지혜택을 받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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