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는 중국경제> 中 위안화 역외기지 – ‘홍콩’의 부상

2011-08-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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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중국 본토의 거대 자금력에 기대어 성장 실현<br/>2020년이면 상하이가 홍콩의 역할 대체한다는 예측도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의 차기 국무원 총리 ‘0순위’로 꼽히는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가 16일 장핑(張平)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행장 등을 이끌고 홍콩을 방문해 2박3일 간의 일정을 보냈습니다.

특히 리 부총리는 홍콩의 위안화 역외 거래기지 역할을 한층 강화하는 조치와 함께 홍콩 경제부양 정책을 발표, 세계 재정위기로 휘청거리는 홍콩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죠.

오늘은 바로 역외 위안화 거래기지로서 홍콩의 위상과 발전 추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1997년 7월1일, 영국으로부터 홍콩의 주권을 반환 받은 중국은 일국양제(一國兩制 하나의 나라에 두 개의 체제) 방식으로 홍콩을 통치, 홍콩에 고도의 정치적 자치권을 부여하는 한편 중국 본토와의 경제적 통합에 주력해왔습니다.

특히 중국의 거대 자본이 홍콩에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홍콩 금융경제는 더욱 활황세를 띠었습니다. 중국 정부도 위안화 국제화의 최전선 기지로 홍콩을 선택, 뉴욕·런던과 맞먹는 중국의 글로벌 금융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중국 정부의 10여년 간의 노력도 이제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죠.

6월 말 기준 홍콩 내 위안화 예금 누적액은 무려 5500억 위안에 달했습니다. 1년 전보다 6배 이상 급등한 규모죠. 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채권 발행 누적규모도 600억 위안을 돌파했습니다.

여기에 이번에 리커창 총리 방문으로 내놓은 △위안화 외국인적격투자자(RQFII: RMB 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 소(小)QFII로 불림)의 본토 주식시장 투자 허용 △ 홍콩 증시와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의 본토 출시 △ 중국 재정부의 위안화 채권 200억 위안 어치 발행 등의 조치는 홍콩의 위안화 역외기지 지위를 한층 공고히 할 것으로 보입니다.

거액의 위안화 자금이 홍콩으로 흘러들어오고, 다시 중국 본토로 흘러나가는 등 홍콩을 중심으로 위안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죠.

이처럼 홍콩은 이제 경제적으로는 중국 본토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으며 중국 본토에 완전히 의지한 채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경제적인 통합이 아직까지 홍콩과 중국의 일체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왔냐”라고 물으면 “아니다. 홍콩에서 왔다”라고 대답하는 홍콩인의 모습에서 이는 잘 드러나죠. 아직은 홍콩이 중국 본토보다 ‘우월하다',‘특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홍콩의 위안화 거래 기지로서의 지위가 오는 2020년까지만 지속될 것이며 그 이후에는 상하이가 홍콩을 대체해 위안화 거래 허브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합니다.

언젠가 중국의 상하이가 홍콩을 초월해 세계적인 금융도시로 발돋움하고 중국이 지구촌 최대 경제강국으로 부상하는 그날 홍콩인들도 “나도 중국인”이라고 대답하는 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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