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34)가 1998년 미국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승수를 쌓기 시작한 한국여자골프는 지난 7월 US여자오픈에서 LPGA 비회원인 유소연(21·한화)이 우승한 것을 제외하고는 올 시즌 들어 단 한 차례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한국여자골프는 2008년 9승, 2009년 12승, 2010년 10승을 올리며 세계 최강의 실력을 뽐냈기에 이번 시즌의 성적이 더욱 초라해 보인다.
지난해에는 최나연(24·SK텔레콤)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2009년에는 신지애(23·미래에셋)가 상금왕과 공동다승왕 및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새로운 골프여제로 떠오른 청야니(대만)의 독주 속에 주요 타이틀을 차지할 만한 선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청야니는 다승 부문에서는 4승으로 한참 앞서 나갔고,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도 229점을 얻어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92점)와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상금왕 부문에서도 청야니가 1위(177만7천 달러)를 달려 한국 선수 중에 가장 높은 8위(66만1천달러)에 오른 김인경(23·하나금융)이 따라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인경은 평균타수 부문에서 70.49타를 기록해 청야니(69.52타)와 크리스티 커(미국·70.48타)에 이어 3위에 올라 있어 남은 시즌 11개 정규대회에서 역전을 노려볼 만하다.
신인왕 부문에서 서희경(25·하이트)이 449점을 쌓아 2위인 라이언 오툴(미국·144점)을 큰 점수 차로 따돌리고 선두에 자리한 것이 그나마 한국 골프팬들의 위안거리가 된다.
지난해 LPGA 투어 KIA클래식에서 우승해 올해 미국 무대에 진출한 서희경은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한 것을 포함해 12개 대회에서 두 차례 톱10에 진입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11승을 거둔 서희경으로서는 올해 우승컵이 없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이처럼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 한국여자골프군단은 19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인근의 펌프킨 리지 골프장(파72·6천552야드)에서 열리는 세이프웨이 클래식에 출전해 시즌 하반기 대반전을 노린다.
신지애는 LPGA 투어가 20여 일 동안 대회를 열지 않는 틈을 활용해 지난주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JLPGA) 가루이자와72 토너먼트에 출전해 샷 감각을 다듬었다.
최나연은 지난주 한국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다가 이달 13일 대회가 열리는 포틀랜드로 떠났다.
이밖에 김인경, 재미교포 위성미(22·나이키골프) 등 43명의 한국계 선수가 출전해 청야니, 크리스티 커(미국) 등과 우승을 다툰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재미교포 포함)가 우승하면 1988년 일본에서 열린 LPGA 투어 스탠더드 레지스터에서 구옥희가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후 23년 만에 LPGA 대회 통산 100승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