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정위기, 美·中 권력구도 전환점 되나

2011-08-1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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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미국의 재정위기가 중국과의 권력구도에 극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 미국이 이번 재정위기를 맞아 중국과의 권력 경쟁에서 열세에 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 경제 전문채널 CBNC는 15일(현지시간) "미국은 부채에 허덕이는 '말썽꾸러기'였다면, 중국은 분별력 있고 저축을 잘 하는 '이모'의 모습이었다"며 미국의 재정위기는 양국간 권력구도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일부 전문가들은 매년 10%에 달하는 성장세를 뽐내고 있는 중국이 향후 10년 안에 경제 규모로 미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달 초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하자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미국의 최대 채권국인 중국은 미국에 구조적인 부채 문제에 대한 해명과 중국이 보유한 달러화 자산의 안전성에 대한 보증을 요구할 수 있다"고 윽박질렀다. 성명은 또 미국은 부채에 중독됐으며 근시안적인 정치적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토드 리 IHS글로벌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권력의 이동이 일어난다면 재정위기가 그 경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CNBC는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가 양국 사이의 역학구도 변화에 대한 다양한 음모론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또 최악의 시나리오임을 전제로 중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서구권을 앞서게 되면 서구권이 중동지역 석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막아 전면전이 벌어지는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 런던대 로열홀로웨이칼리지의 팀 스탠리 박사는 "이런 전망은 중국이 서양을 몰락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며 "과거 20년간 이어진 '중국이 불공정 무역을 하고 있다'는 서구권의 불평은 '중국이 미국을 손아귀에 넣을 수 있다'는 우려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의 역학구도가 재정위기를 계기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영국 런던대 동양ㆍ아프리카스쿨(SOAS)의 데미안 토빈 박사는 "중국과 미국의 권력구도 전환점은 준비통화로서 세계 각국이 기축통화로서 보유하는 위안화 규모가 크게 늘어나는 것이 될 것"이라며 "중국 기업이 달러화 대신 위안화 중심으로 투자하는 단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이 인프라 투자 붐 속에 미국의 최대 소비국이 되는 등 해외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부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부양 과정에서 불어난 지방정부의 부채도 문제삼고 있다. 리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꽤 낮은 편이지만, 여기엔 지방정부의 부채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중국은 2008~09년 사이 대규모 부양에 나서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를 낳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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