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汎) 현대가의 ‘통큰’ 기부… 재계로 확산될까

2011-08-1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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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1위 삼성에 이어 두번째 규모 기금 출연 <br> 정몽준 "자본가가 인기 있어야 자본주의 한다"

정몽준 의원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서로가 서로를 보살피는 따뜻한 사회가 돼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 8월15일 광복절 경축사 中)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범(汎) 현대가가 출연금 5000억원의 사회복지재단 ‘아산나눔재단’ 설립키로 하며 이번 ‘통큰’ 기부가 재계에 미칠 여파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더욱이 이명박 정부를 비롯한 정치권의 화두가 ‘공생 발전’ 등 경제부문에 치중된 데다 지난 15일 경축사에서도 이를 다시금 강조하는 등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의 중요성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아산나눔재단은 기업 규모 치고는 상당한 규모다. 이번 기금 설립을 주도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재계 7위지만 5000억원 규모의 기금은 삼성ㆍLG와 함께 국내 최대 수준이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꿈 장학재단ㆍ삼성문화재단ㆍ호암재단 등 여러 개의 사회공헌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정확한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2002년 설립한 ‘삼성꿈 장학재단’의 경우 출연금이 8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문화재단도 약 3500억원에 달하는 등 도합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LG그룹 역시 LG연암문화재단 등 총 5개 공익재단의 운용 규모가 4600억원 이상이다.

다만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의 사회공헌재단 해비치재단의 경우 현대중공업의 3분의 1에 못 미치는 1500억원 수준의 기금이 운용되고 있다. SK그룹의 한국고등교육 재단, 롯데그룹의 롯데장학ㆍ복지재단, 두산그룹 연강재단 등 다른 그룹사의 경우 경우 많아야 수백억원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아산나눔재단의 출연금은 절반 가량이 오너 일가의 사재가 투입된 것이고, 이중 대권을 노리는 ‘잠룡’ 정몽준 의원의 사재출연이 전체의 40%에 달한다. 하지만 기업과 오너가 함께 공익재단을 설립했다는 면에서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는 게 현대중공업 등 참여 기업의 설명이다.

더욱이 기존 대기업 재단의 경우 경영권 승계에 따른 탈세 목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각종 구설수에 휘말린 반면 이번에는 정몽준 의원 등은 출연금 외 이사회 참여 등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겠다고 못박으며 ‘좋은 선례’가 될 것이란 세간의 기대도 높다.

아산나눔재단 준비위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 명예회장은 ‘복지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1977년 7월 500억원을 출연해 의료사업과 사회복지 및 학술연구 지원을 위주로 하는 아산재단을 설립한 바 있다. ‘함께 잘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고인의 뜻이었다”며 설립 취지를 밝혔다.

아산나눔재단 설립으로 사회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정점에 오르면서 국내 주요 대기업도 기존 재단의 역할과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4대그룹을 중심으로 총 1조원 규모의 사회공헌재단 설립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기도 했다가 무산된 사례도 있다.

한 그룹사 관계자는 “현재 각종 재단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새로운 재단 설립이나 구체적인 추진 방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재단의 확대 운영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아산나눔재단이 20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한 정몽준 의원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추가 출연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회사나 개인이나 여유분을 보면서 계속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 기부문화가 없다고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며 “중견·대기업을 하는 사람은 사회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주인공인 자본가가 인기가 없어 자본주의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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