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혜훈 제1사무부총장 사진=유승관 기자 |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이 당 지도부가 추진 중인 인천공항공사 국민공모주 방식 매각 방침에 대해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으로 친박계 핵심인 이혜훈 의원은 15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천공항 매각에 대해 "안 된다"고 못 박은 뒤 "국민주 방식 매각은 서민들에게도 우량자산을 보유할 기회를 주자는 것인데, 주식을 서민과 고소득층에게 차별해서 팔수는 없어 고소득층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차라리 시장가격으로 매각해 정부 수입을 올린 다음 이 수입으로 서민들에게 복지혜택을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한나라당 지도부가 16일 인천공항 국민주 방식 매각논의 토론회를 여는 등 공론화 과정에 돌입하는 단계에서 나온 것이라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시절 인천공항 등 공공부문 민영화 업무를 담당하기도 한 이 의원은 친박계의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그는 다만 인천공항 발언에 대해 “평소 생각”이라고 전제한 뒤 “서초구의 대표로서 의정활동을 하는 것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최근 진통을 겪고 있는 당직인선과 공천 문제에 대해선 “지금 말할 시점도 말할 위치도 아니다. 당이 공식적으로 결정한 공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실무작업을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내년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승리를 자신했다.
이 의원은 “최근 야권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후보들의 지지율 합계가 노무현 대통령 지지세력 비율과 유사한데, 기존의 야권후보들에게 실망한 층이 새로 출현한 야권후보로 옮아 간 것"이라며 “결국 반한나라 표들의 결집으로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승리에 결정적인 걸림돌은 못 된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패할 수도 있다는 전망에 대해선 "한나라당이 부진해도 많은 국민들이 한나라당의 실패를 박근혜 실패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반대로 한나라당이 선전할 경우는 박근혜 공로로 인식할 가능성이 커 총선이 박 전대표에게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에 대해선 "21세기는 설득하고 포용하는 여성의 리더쉽이 요구되는 시대이므로 여성정치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각광받고 있다"며 "여성정치 확대의 지름길은 여성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친서민 카드를 꺼내든 것에 대해선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국가의 재정건전성 확보에 더욱 무게를 뒀다.
그는 "서민들의 민생문제에 무관심하거나 무책임한 보수에게는 미래가 없으며, 오히려 서민들 민생 챙기는 것이 보수의 본령"이라면서도 "재정건전성을 놓치면 나라 전체가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 나라 빚이 감당 못할 수준으로 불어나지 않도록 미리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은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열리기 때문에 무엇보다 선심성 지출이나 비용이 큰 사업들을 남발하지 않아야 한다"며 "복지지출을 확대하는 것만 능사가 아니라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시기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내실화하고 전달체계를 개혁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저축은행 사태 국정조사 특위 활동 종료에 대해선 '금융시스템 안정' 원칙을 강조하며, 한국은행법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의원은 "한은이 금융기관 정보를 취득할 수 있도록 일종의 자료조사권을 주자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로 일종의 보완장치에 불과하다"며 "법안이 통과되려면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정부부처들의 대승적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