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인터넷 매체 nu.nl과 IT분야 전문매체 웹베렐트 등에 따르면, 애플이 삼성의 갤럭시 탭 10.1과 갤럭시S 시리즈 제품 판매 금지 가처분을 지난달 27일 신청한 사건과 관련해 헤이그 법원은 이날 이틀 간의 심리를 마무리 지으면서 판결을 당초 예정일인 이달 25일이 아닌 내달 15일까지 내리겠다고 밝혔다.
애드거 브링크만 판사는 이날 심리를 마친 후 "너무 복잡한 사건인데다 판매금지 처분을 내릴 경우 삼성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일이어서 (빨리) 결정하기가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브링크만 판사는 또 만약에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더라도 그 효력은 오는 10월 13일 이후에나 발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법원의 이 같은 방침은 앞서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이 애플 측의 갤럭시 탭 10.1 판매 및 마케팅 금지 가처분 신청을 신속하게 받아들인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독일 법원이 특허 소송 원고에게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성향을 보여 오긴 했지만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경우 판결 시기가 이를수록 원고에겐 좋다는 점에서 네덜란드 법원의 이런 방침에 따라 삼성 측이 시간을 벌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재판부가 일단 '사건의 복잡성과 충분한 검토시간의 필요성'을 주장한 삼성 측의 의견을 받아들인 듯 보이지만 최종 판결이 어느 쪽이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며, 따라서 삼성 역시 이번 소송전에서 유리하게 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삼성 측이 별도로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본안 소송 등과 연계해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네덜란드 일간 텔레그라프는 "재판부가 즉각적인 잠정 판금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은 삼성과 애플이 협상을 벌이며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nu.nl은 "양사가 합의를 할지는 현재로선 매우 불투명하지만 9월15일 이전까지 일부 특허를 상호 교환하는 협상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