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인가 ‘생환’인가] ‘골수’ 친이 인사들의 생존 위한 ‘밑그림’-①

2011-08-0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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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이동관·박형준·박영준… ‘왕의 남자’들이 정권 쇄락과 함께 순장될 위기에 놓였다. 황혼으로 치닫고 있는 이번 정부에서 청와대 및 주요부처 요직을 맡으며 종말을 함께 하게 된 것. 하지만 순장조라는 주변의 우려섞인 시선과는 달리 이들은 내년 총선 출마 등을 통해 생환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각기 지역구와 여권내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모습이다.

◆ “총선 티켓 잡겠다”… 지역구 활동 ‘활발’

현재 청와대와 정부부처에 발을 담그고 있는 친이계 인사 중 다수는 자신의 정치생명 연장을 꿈꾸고 있다.

이 대통령이 중용한 인사들 대부분은 앞으로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50대 초중반. 7·4 전당대회 이후 친이세력이 완전히 와해됐다지만 아직 당 안팎에선 작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이를 디딤돌 삼아 내년 총선에 출마를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19대 총선을 둘러싼 한나라당내 공천 갈등 양상이 심화하고 생존 게임으로 비화하자 우선적으로 지역민심 챙기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역구 입지를 강화해 자신의 총선 경쟁력을 높여 우선 공천을 받겠다는 의도에서다.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이 대통령의 홍보 업무 최전방에 섰던 이동관 대통령 언론특별보좌관은 올 1월 취임 이후에도 서울 강남을 출마를 염두하고 조심스런 지역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보좌관은 지역주민들과 폭넓게 만나며 적극적인 외연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시절 ‘왕(王) 비서관’으로 불리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2차관은 지난 6월 공직에서 물러난 뒤 대구 지역을 겨냥하고 총선을 준비 중이다.

박 전 차관은 10월께 출판기념회를 목표로 저술 작업에 착수했으며, 자원외교 등 이명박 정부의 치적과 그 노하우를 전하고 자신의 진정성을 밝힐 계획이다.

박형준 대통령 사회특별보좌관도 자신의 고향인 부산을 자주 찾아 노인정을 방문하는 등 민심활동을 펼치며 19대 총선 출마를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이방호 지방분권촉진위원장은 많은 시간을 할애해 자신의 지역구인 경남 사천시에 머물며 19대 총선을 겨냥하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으로서 친박계의 원성을 샀기 때문에 19대 총선 공천 작업이 쉽지 않지만, 16·17대에 사천에서 의원을 지냈기 때문에 여전히 기대감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한나라당 주요 관계자는 “최근 이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의 활발한 지역구 활동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며 “지역구에서의 지지도 및 신망 등이 공천 심사 과정에서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당내 입지 다지기 ‘지원사격’

이 대통령의 순장 인사들의 활발한 지역구 활동과 더불어 친이계 수뇌부는 이들의 총선 출격을 지원하기 위해 한나라당내 터전을 일구는 등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선 친이계의 좌장인 이재오 특임장관 7·4 전당대회엔 출마하지 않았지만, 이달 15일 해방 경축행사를 전후해 장관직을 놓고 한나라당에 복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복귀 이후 친이계의 구심점으로서 친박 진영과의 연대 등을 추진, 몰락한 친이계의 부흥을 이끄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대권행보에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장관이 복귀하면 비주류로 밀려 엎드려 있던 친이계도 새로운 활로를 모색, 재결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그가 갑작스레 복귀할 경우 당 지도부와 친박계가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만큼 복귀 시점은 다소 늦춰질 수 있다.

한 친이계 의원은 “이 장관이 장관직 사퇴 이후 바로 복귀하면 당직인선 등에 영향을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복당 시기는 9월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여권의 부담을 한결 덜어줬다. 그는 이 대통령의 곁을 지키며 각종 불공정 관행과 민행 현안을 해결해 정권 재창출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당에 복귀해 친이계의 세를 무리하게 불렸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원외에서 지원사격을 벌이는 등의 역할 발휘를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임 실장이 내년 총선에서 분당을로 출마하면 당선이 확실시 됨에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제기한다. 하지만 그는 현재로선 “몸을 던져 정부의 성공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강력 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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