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도 아닌 악취로 한국 프로야구경기 취소' SK, 2군 경기 2일 연속 취소

2011-08-0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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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도 아닌 악취로 한국 프로야구경기 취소' SK, 2군 경기 2일 연속 취소

▲인천환경공단 음식물자원화시설동 [사진 = 인천환경공단]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악취 때문에 정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됐다"(?)

인구가 많아 다양한 일이 생기는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 열악한 후진국서 생겼던 사건이 아니다. 무려 대한민국에서 실제 발생한 일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겼던 원인은 무얼까?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2군 홈구장인 송도LNG구장에서 개최됐던 6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이날 인천시 남부지역의 날씨는 매우 맑았다. 비도 내리지 않았고 바람도 심하게 불지 않았으며 바다와 가까운 구장에서 위험 요소인 파도의 위협도 전혀 없었다. 야구 경기의 진행에 전혀 흠이 없을 것 같은 좋은 날씨였다.

그런데 경기를 하려 준비하던 오후 1시. 경기는 모두가 공감하는 가운데 취소됐다. 선수, 코칭스탭,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경기감독관 등은 물론 힘들게 구장을 찾은 야구팬들도 '백배 공감' 할 수 밖에 없던 취소의 이유는 악취였다.

송도LNG구장은 'LNG인수기지'의 인근에 위치한 '송도LNG 종합스포츠타운' 시설의 하나다. '송도LNG 종합스포츠타운' 옆에는 LNG(액화천연가스)를 국내에 도입하는 'LNG인수기지' 외에도 인천환경공단 송도사업소가 있다.

이 인천환경공단 송도사업소가 6일 경기 취소의 주된 원인이었다. 음식물쓰레기를 자연건조와 발효를 통해 퇴비로 만드는 곳이다 보니 발효를 진행할 때 '상상 이상의 악취'가 나는 것이다. 악취로 인해 모두가 코를 싸매게 됐고 결국 구장을 헐레벌떡 빠져나온 것이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한 팬은 아주경제와의 통화 중 "일부 SK 팬들은 송도구장을 '두바이'라고 부른다. 매우 무더운 중동과 섬의 이미지를 조합해 자연스럽게 생겨난 조어이다. 하지만 두바이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여기는 전혀 맞지 않다"며 "만약 경기를 했다 하더라도 나는 짐 싸서 탈출했을 것이다"라며 당시의 상황을 말했다.

결국 송도LNG구장에서의 SK-두산 경기는 6일 경기 취소에 이어 7일 경기도 취소됐다.

그런데 송도LNG구장에서의 SK 2군 홈 경기의 취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22일에는 6이닝을 마치고 취소된 적이 있다. 2군 경기인데다 콜드게임으로 처리되면서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다. LG 트윈스 2군과 치렀던 당시 경기는 SK 좌완투수 김태훈이 '6이닝 5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으며, '1-1'로 비겼다.

또한 프로 경기는 아니지만 2010년 8월에는 고교팀 야구 대회인 '미추홀기 고교야구대회'가 악취로 인해 정상적으로 진행 못됐던 전례가 있다. 경기를 끝내긴 했지만 참가자는 물론 경기장을 찾았던 학부모 모두가 고통스럽게 참아가며 경기를 했다는 후문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인천환경공단에 프로·학교 정규 야구경기 때에는 발표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토록 하겠다"며 "현재 발효 방식인 송도사업소의 쓰레기 처리 방식을 기계건조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검토 중이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환경공단 송도사업소는 하루 120톤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한다. 음식물쓰레기와 톱밥을 물과 섞어 발효해 퇴비를 만드는 것으로 약 2000㎡의 발효조를 가동해 2300톤까지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다. 36일동안 1차발효와 후숙 등을 거쳐 퇴비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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