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적색경보'…"북유럽은 예외"

2011-08-0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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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노르웨이·스페인 통화·채권 랠리<br/>파라과이 등 '프런티어시장' 통화도 강세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에 적색경보가 켜진 가운데 최근 연쇄 테러로 전 세계를 경악시켰던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이 안전지대로 급부상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속에 스위스프랑화와 금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 외에 북유럽 통화와 채권이 올 들어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코로네화 가치는 올 들어 달러화에 대해 6.1% 올랐다. 노르웨이는 정부 재원의 상당액을 석유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어 채권시장 규모가 작지만, 10년 만기 노르웨이 국채 수익률은 전날 2.67%를 기록, 올 들어 100베이시스포인트(bp·1bp는 0.01%포인트) 넘게 하락(국채 가격 상승)했다.

10년 만기 노르웨이 국채 수익률(단위 %/출처 tradingeconomics.com)

시장이 이처럼 노르웨이를 신뢰하는 것은 무엇보다 재정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0.5%에 달하는 재정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여느 '트리플A(AAA)' 등급 국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는 모두 노르웨이에 'AAA'를 부여하고 있다. 

이웃나라인 스웨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크로나화 가치는 올 들어 달러화에 대해 3.5% 상승했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23%로 같은 기간 100bp 이상 떨어졌다.

10년 만기 스웨덴 국채 수익률(단위 %/출처 tradingeconomics.com)

잭 맬비 뱅크오브뉴욕멜론 자산운용 수석 투자전략가는 "북유럽이라고 유럽 재정위기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면 북유럽 통화와 주식, 채권을 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이탈리아와 스페인 문제로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고조된 탓에 이달 들어 달러화 대비 크로나·크로네화 가치는 각각 3.2%, 2%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스위스프랑화와 더불어 각광받고 있는 호주달러·뉴질랜드달러화 가치도 8월 들어 달러화에 대해 각각 6%, 5.5% 추락했다.

이런 면에서 미국과 유럽을 덮친 재정·경제 위기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프런티어시장'의 통화들은 최근 더 뛰어난 수익률을 뽐내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파라과이의 과라니화, 파푸아뉴기니 키나화, 모잠비크 메티칼화, 몽골 투그릭화, 가이아나의 가이아나달러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과라니화 가치는 올 들어 달러화에 대해 무려 18.3% 급등, 전 세계 통화 가운데 최고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키나·메티칼화 가치도 각각 17.4%, 16% 올랐다. 투그릭과 가이아나달러화는 지난 한 달간 달러화에 대해 각각 1.5%, 1%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들 프런티어 통화는 유동성이 극히 제한적이지만, 이색 통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띄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맬비는 "저금리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며 "통념에서는 벗어나지만, 프런티어 통화는 주목할 만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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