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쇼크에 증권가 "앞이 안 보인다"

2011-08-0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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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말 그대로 '블랙 먼데이'였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파장은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증시를 암흑으로 몰아넣었다. 주요 7개국(G7)이 내놓은 공조안도 무의미했다.

증권가는 당장 지수를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입을 모았다.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의미있는 경기 부양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8일 코스피는 연중 최저치인 1869.45를 기록하면서 이날까지 5거래일 만에 302.86포인트(-13.94%) 하락했다. 장중 7% 이상 하락하면서 2년 7개월 만에 선물시장 매도호가를 중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환율도 요동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값은 전거래일보다 15.10원 오른 1082.50원을 기록했다. 40여일 만에 1080원을 넘었다.

◆증시 가격복원력 상실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데번 샤르마 대표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한다고 밝히면서 아시아 주요 증시는 일제히 '샤르마 쇼크'에 빠졌다.

코스피는 심리적인 지지선인 2000선, 1900선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가격복원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900선을 하회했다는 사실보다 5거래일 연속 2~3%씩 떨어진 것이 더욱 큰 문제"라며 "국내 증시가 가격복원력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하루에만 10%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으나 닷새 연속 2~3씩 떨어진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이야기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포심리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극단적인 과매도 국면에 빠졌다"며 "시총 상위종목이 집중 매도된 것도 이런 심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시장이 이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오는 10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3차 양적완화(QE3)를 비롯한 의미있는 대응책을 내놔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FOMC나 유럽중앙은행(ECB)이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미국 고용지표에도 시장이 약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개선세가 1~2개월 이상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남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느냐가 관건"이라며 "아시아 시장 폭락을 반영한 긍정적인 코멘트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비이성적 투매는 자제

증권가는 지수 전망을 유보하면서도 비이성적인 투매를 자제할 것을 조언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조만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비관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 신용등급 하향 조정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지 않은 점이나 무디스와 피치가 여전히 미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 고용지표 호전이나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이탈리아 국채 매입을 시사한 점도 호재로 꼽힌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G7 공조나 미 고용지표 개선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충격은 일단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최근 2년간 상승 추세 하단이 붕괴되기는 했지만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무게를 둬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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