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강동호, 연기도 노래도 욕심많은 '열혈청년'

2011-08-0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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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강동호, 연기도 노래도 욕심많은 '열혈청년'

(아주경제 백수원 기자) 햇볕 쨍쨍한 뙤약볕 아래 두 손 모아 여자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고 비가 오면 자신은 한쪽 어깨가 다 젖어도 여자는 젖지 않게 해주는 남자. 그 여자가 힘들면 달달한 세레나데를 불러주고 때로는 3종 세트 웃긴 표정으로 여자를 스르르 미소 짓게 하는 남자. 비록 이 남자는 해바라기 사랑을 할지라도 여자의 행복한 미소에 마음마저 녹아버린다. 보면 볼수록 괜찮은 사람···. 사랑하는 그녀를 볼 때마다 따뜻한 떨림의 눈빛을 가진 이는 MBC 주말연속극 '반짝반짝(이하 반빛)'에서 3년 차 사법고시생이자 10개월 된 아들을 둔 싱글대디 '강대범'이다. 여성 시청자들은 그런 강대범에 홀릭된다. '강대범'의 역을 더욱 또렷하게 살려주는 배우 강동호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2005년 뮤지컬 '비밀의 정원'으로 데뷔한 강동호에게 브라운관은 아직 낯설다. 하지만 '반빛' 오디션에서 자신과 너무 닮은 '강대범' 캐릭터를 만나면서 첫 데뷔작은 그렇게 부담 없이 반짝반짝하게 다가왔다고.
이제 막 드라마 맛을 안 강동호는 앞으로 해야 할게 너무 많다는 현재 진행형을 그려나가는 27살 열혈청년이었다.

드라마는 내 운명=반짝반짝 브라운관 입성
Q 첫 드라마 진출 소감은
A 일단 첫 드라마 데뷔 신고식을 '정말 좋게 했구나!' 생각 많이 한다. 특히 50부작이 넘는 긴 호흡으로 가는 드라마에 훌륭한 선생님, 선배님들과 함께해서 운이 좋았다. 첫 드라마라 배역에 부담이 컸지만 '강대범' 역할이 내가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는 밝은 성격이어서 수월하게 데뷔할 수 있었다. 다행히 '발연기' 소리 듣지 않았다. 휴.

Q 첫 드라마라 많이 떨렸겠다. 주연배우 김석훈, 김현주, 이유리와는 어땠나.
A 내가 아무래도 처음이라 주눅 많이 들어 있었는데 많은 분이 연기 지도를 도와주셨다. 김석훈 선배는 친절하게 "야~ 임마~" 이런 식으로 편하게 대해주셔서 긴장 풀면서 연기할 수 있었고, 이유리 선배는 항상 "이렇게 하면 어떨까?" 지도해주거나 힘들 때마다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줬다. 가장 신경 많이 써 준 사람은 김현주 선배님이다. 한마디 툭툭 건네시거나 안 보는 것처럼 하지만 모니터도 해준다. 선배가 "오늘 괜찮았어. 또는 눈빛이 살짝 흔들렸는데 고정하면 좋겠다" 등 세세하게 지도해줬다.

Q 뮤지컬에서 6년 만에 드라마와 인연이 됐다. 드라마는 오랜 꿈이었나.
A 아직 내가 못해 본 분야(드라마, 영화)가 너무 많아서 무대를 고집할 이유는 없었다. 뮤지컬 하면서도 '드라마나 영화 기회가 오면 해야지' 자연스럽게 생각했었고 그래서 오디션 제의가 오거나 내가 자신 있어 하는 역할이면 오디션도 스스로 봤다. 드라마 오디션은 '반빛'이 처음이었다. '반빛'은 캐릭터가 자체가 내 성격과 비슷해 자신 있었고 무엇보다도 굉장히 트렌디하고 세련된 대본에 '이건 만약 내가 안하게 되더라도 시청률 잘 나올 것 같다' 는 감이 왔다.
 
Q 자신의 연기 어떤가. 그리고 자신만의 강점은.
A 사실 누가 자신의 연기를 만족하겠나. 그래도 위안 삼는 게 요즘에는 촬영하면서 내가 어떻게 비칠지 감이랄까? 여유가 생겨 처음보다는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강점이라면? 음··· 얼굴보다는 신체 비율, 긴 기럭지?!(하하)

자신과 닮은 '강대범과 6개월'을 함께 하면서

강동호는 강대범이 자신처럼 주변 사람한테 밝은 기운 전해주고 싶어하는 점이 비슷하다고 꼽는다. 실제로 강동호의 싸이월드에는 몇 년째 좌우명으로 '내 인생은 언제나 파이팅'이 달려있고, 그에 맞춰 항상 긍정적으로 노력하려고 한다고. 단지 대범과 차이가 있다면 대범이는 너무 자기를 못 챙긴다는 정도?!   

Q '반빛'에서 27세 사법 고시생에 10개월 된 아들을 둔 싱글대디로 나오는데 그런 역할이 힘들었을 법도 하다. 또 아기와의 호흡은.
A 싱글대디 설정에 대한 큰 부담은 없었다. 어떤 역할보다 그 사람의 성향, 내가 만든 캐릭터 성격이 얼마나 나랑 맞느냐가 중요하다. '싱글대디 재밌겠네!' 생각했지. 크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기와의 연기는 만만치 않다. 우리 드라마에서 아기가 왕이다. 아기가 콘디션 좋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심지어 고두심 선생님도 2시간 동안 기다린 적이 있다. 

Q 만약 본인이 드라마 속 황금란, 한정원처럼 병원의 실수로 뒤바뀐 사실을 알았다면.
A 이번에 드라마 하면서 처음 생각해봤는데 나중에 낳아주신 친부모님 알았을 때 부자여서가 아니라(진심으로) 정말로 날 낳아준 사람이기 때문에 찾아가보고 할 도리를 할 것 같다. 그래도 키워준 부모님께서 서운한 감정 느끼지 않는 한도 내에서 할 도리만 할 것 같다.

Q 극 중 송편집장(김석훈 분)도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여타 드라마와 다르게 송편집장도 강대범도 서로 다른 매력으로 여성 시청자들을 홀릭하게 만들었다. 만약 강동호가 송편집장 역할을 했다면.
A 일단 내가 하기엔 너무 어린 감이 있다. 송편집장 캐스팅을 진짜 잘한 것 같다. 김석훈 선배님에게는 깊이 있는 송편집장만의 눈빛과 느낌이 있다. 그런 게 극의 시너지인 것 같다.

Q 황금란과 한정원 중에 강동호의 선택은 누구.
A 정말 곤란하다. 러블리한 한정원의 모습도 좋고 변하기 전 희생정신 강했던 황금란도 좋다. 지금 서서히 황금란의 모습이 돌아온다.(하하) 

Q ‘백번 대범’이란 별명이 있더라.
A NG 많이 내서 사람들이 ‘백번 대범‘이라고 불렀다. 초반에 아기 엄마가 찾아와서 아기 떠맡기면서 떠나는 장면에서 많이 냈다. 아기는 울고···. NG 내면 그냥 90도로 손이 모아진다.

나는 강동호다!

잔인할 정도로 자신에게 엄격하고 자신이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하면 '노(NO)'하는 확신에 찬 단호함. 겹겹이 쌓인 그 단호함으로 인해 우울증을 3년간 심하게 앓고 난 뒤 '놓아보자!'란 생각이 들었다는 그에게 좀 더 깊은 속내를 들어봤다. 

Q 예전에 엄기준, 송창의를 만났을 때 그들의 꿈은 브라운관, 스크린 진출이라고 한 적이 있다. 강동호에게도 브라운관은 꿈이었나. 만약 꿈이었다면 2005년 데뷔해 2011년 꽤 오래 걸린 듯하다.
A 어떻게 보면 조심성이 많다. 잔인할 정도로 나를 객관적으로 본다. 나는 내가 준비가 안 됐는데 기회가 오는 것도 싫고 내가 준비됐는데 기회가 안 오는 것도 싫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보여주고 평가받았으면 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하면 그 시간 안에 '더 열심히 하자' 생각하는 편이다. 분명히 그 시간 안에 자연스럽게 쌓이는 부분이 있더라.

Q 데뷔 7년 차 슬럼프도 있었겠다.
A 일에 있어서 굉장히 예민한 부분은 예민하다. 남한테 피해 주기 싫어해서 나 자신한테 조금 못살게 군다. 슬럼프 왔을 때 물고 늘어진다고 해결되는 게 아닌데···. 내가 잠깐 접으면 해결이 더 빨리 됐을 수도 있었는데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는 성격이다. 100명이 칭찬해도 내가 마음에 안 들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우울증이 있었다. 내가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그때는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게 됐다. 결국 그때 얻은 교훈은 '아무리 절망적인 순간이어도 지나가는구나, 힘들지만 거쳐보자, 이 시간 버텨보자!' 등 다른 사람에게도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말하고 싶다.

"선한 얼굴 이미지는 연기로 커버 되는 일"
우월한 기럭지에 넓은 어깨와 뽀얀 피부. 그리고 선한 웃음과 눈빛이 역할에 대한 제약이 있지 않았을까? "선한 인상에 대해서 사람들의 인식을 못 바꾸는 건 내 선한 인상이 아니라 연기로 커버 못했기 때문"이라는 직구 스타일의 대답이 똑 부러지게 들려온다.

Q 혹시 착해 보이는 얼굴 때문에 마이너스 요인은 없었나.
A 무대에서 5년 동안 활동한 뒤 지금 숫자상으로 어마어마하게 나를 볼 수 있는 브라운관으로 옮겼다. 예전에 고민했던 부분들이 지금 그대로 일어나기에 그 당시 대처하고 터득했던 부분들이 있다. 예전에 무대에서 차갑고 얼음 같은 역부터 외롭고 시크한 이미지 또 싸가지 황태자까지 두루 했고 실제로 나를 차갑게 보는 댓글을 보고 희열을 느낀 적이 있다.

Q 인터넷 댓글 또는 악플 보는가.
A 악플 확인한다. 분명히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좋은데 말이다. 어떤 선배가 인터넷은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고 했다. 정말로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고 나서 결국 후회한다. 10개 칭찬 있더라도 1개 악플 신경 쓰인다. 하지만 연기적인 부분에서 누군가가 쓴소리를 하면 오기가 생기더라.  

다음 작품은 드라마나 영화쪽으로 생각
종영을 한 주 앞두고 '반짝반짝 빛나는' 자체 최고 시청률 24.3%로 주말극 1위를 차지했다. 1등 공신 중 한 명인 연기자 강동호의 앞으로의 계획과 함께 자신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강대범과의 굿바이 인사를 부탁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일본 진출 계획 그리고 '반빛' OST 참여했는데 혹시 가수 데뷔 생각 있나.
A. 다음 작품은 드라마나 영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일본 진출은? 꼭 간다. 커밍 쑨!(하하) 정식 가수로 데뷔하는 건 아직 부담스러운데 좋은 음악이 있으면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불러볼 생각은 있다.

Q. 어떤 역할 하고 싶나.
A. 항상 해왔던 역보다 뭔가 도전할 수 있는 역을 하고 싶다. 영화 ‘헤드윅’을 가장 좋아하는데 나중에 나이가 들면 '헤드윅'처럼 아프고 처절함 가득한 연기를 꼭하고 싶다. 그건 많은 경험을 하고 어떤 무엇인가가 쌓였을 때 할 수 있을 것 같다.  

■ 강동호가 강대범에게 전하는 말

"그렇게 아름다운 생각과 예쁜 마음씨로 사람들을 대하고 베풀고 그런 그의 마음에 존경을 표하고 박수 보낸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대범이랑 나랑 27살 나이가 똑같다. 대범이는 오지랖 부리면서 베풀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내가 생각했을 때 대범이 넌 멋진 남자야!"

■ 강대범이 한정원에게 한 마디

(사실 나는 강대범처럼 해바라기 사랑은 아니다. 물론 내 표현방식이 '나 이렇다' 말 못하는데 어떤 식으로든 상대가 알게끔 한다. 솔직히 대범이가 정말로 아프겠지만, 한정원에 대한 짝사랑은 그만해야 한다. 더는 그 사람에게 내가 좋아하는 느낌을 주는 게 실례라고 생각하기에 대범이가 힘들겠지만, 접어야 한다.)
"정원씨 짧다면 짧고 길면 긴 시간 동안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고 좋은 에너지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런 에너지에 정말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결국은 다 박수를 보내네요. 항상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 가장 반짝반짝했던 시절 = 지금 

■ 반짝반짝 외모 가꾸는 비법 = 예쁜 표정이 사람을 예뻐 보이게 만든다. 

■ 반짝반짝 내면을 가꾸는 비법 = 예쁘고 바르고 건강한 마인드

사진=백수원 기자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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