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 중국 안휘성 황산송백CC에서 열린 제1회 한중 청소년 골프대항전에서 드러난 중국선수들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다. 중국 주니어골퍼들은 드라이버샷 거리나 퍼트, 멘탈 게임 등에서는 어느 정도 한국선수들에게 근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회를 참관한 양국 골프관계자들도 이를 인정한다.
그 반면 중국 선수들은 기량 향상에만 몰두한 탓인지, 선수로서 알아야 할 기본적인 골프 규칙과 에티켓에 대해서는 미숙한 면을 드러냈다.
남고부 우승자인 어우양정은 최종일 1번홀(파4) 티샷이 카트도로 옆에 멈췄다. 스탠스를 취할 때 도로가 걸리는 상황. ‘니어리스트 포인트’를 정하고 그로부터 한 클럽 길이 지점에 티를 꽂은 다음 드롭하는 것까지는 기자가 놀랄만큼 순조롭게 진행했다. 첫 번째 드롭한 볼이 낙하지점에서 50cm가량 굴러갔다. 볼은 홀에 가까이 가지 않았으므로 이 경우 그대로 인플레이를 해야한다. 그러나 어우양정은 마커인 동료선수 왕위첸을 불렀고 어우양정은 볼을 집어 다시 드롭한 후 플레이를 속개했다. 경기 후 “왜 두 번 드롭했느냐”고 물었더니 “첫 번째 드롭한 볼이 한 클럽 길이를 벗어나서 그랬다”고 대답했다. 물론 틀린 해석이다. 드롭한 볼이 낙하지점에서 두 클럽 길이를 벗어날 경우에만 재드롭 사유가 된다.
여고부에 출전한 왕시위에는 최종일 18번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옆 프린지에 맞은 후 ‘래터럴 워터해저드’(빨간 말뚝)에 들어갔다. 이 때는 1벌타를 받고 볼이 최후로 해저드 경계선을 넘어간 지점에서 두 클럽 길이내에 드롭하고 칠 수 있다. 왕시위에는 그러나 티를 꺼내더니 경계선에서 30cm정도 떨어진 지점에 꽂고 그로부터 두 클럽 거리를 쟀다. 장애물로부터 구제받을 때처럼 ‘니어리스트 포인트’를 정하고 그 지점을 기준으로 드롭하려고 했던 것. 기자가 지적을 하자 그는 ‘그러냐?’는 표정을 하고는 수정한 후 제대로 드롭을 했다.
플레이중 클럽이 손상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상적인 플레이 과정에서 클럽이 손상될 경우 경기를 부당하게 지연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교체하거나 수리할 수 있다. 그 반면 화가 나서 클럽을 내려치는 등 정상적인 플레이 외의 행위로 클럽이 손상될 경우는 교체나 수리가 허용되지 않는다. 대회 2라운드에서 여고부에 출전한 중국의 황지윙은 경기 중 드라이버 헤드에 부착된 나사가 풀어지는 일을 겪었다. 그는 경기위원에게 알렸고 진행요원이 다른 클럽을 갖다줄 때까지 기다리느라 경기가 5분 이상 지체됐다. 경기위원회에서는 ‘부당한 지연’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그에게 페널티를 부과하지는 않았으나 오픈대회였다면 페널티 감이었다.
그런가 하면 오지랖넓은 중국 캐디도 있었다. 이번 대회 캐디는 골프장에 근무하는 중국인이 맡았다. 전문 캐디가 아니라 ‘아마추어 캐디’인 셈. 한 중국선수가 친 볼이 그린에 올라가자 그 캐디가 마크를 하고 볼을 집어올렸다. 이를 본 한국선수가 의아해한 나머지 질문해왔다. 규칙상 캐디가 그린에서 볼을 집어올릴 수 있다. 캐디가 집어올린 볼은 캐디나 선수가 리플레이스해도 상관없다. 다만, 선수가 집어올린 볼은 캐디가 리플레이스하지 못한다. 이처럼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에 프로들은 그린에서 볼을 집어올릴 때 자신이 하는 것이다. 중국인 캐디는 이 조항을 모르고 그랬을 성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