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국제공조가 약화된 것이 우려를 더하고 있다. 3년 전 금융위기가 불거졌을 때 주요 20개국(G20)은 일제히 기준금리를 낮추고, 대규모 부양자금을 동원해 세계 경제회복에 힘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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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달러인덱스 추이(출처 CNBC) |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은 또 다른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양적완화로 달러화 약세 기조가 강화되면 지난해 불거진 '환율전쟁'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금융위기 이후 두 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시중에 수조 달러를 공급했고,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달러인덱스)는 10% 가까이 추락했다. 그 여파로 신흥국 통화 가치는 급등했고, 지난해 전 세계는 선진국과 신흥국 진영으로 나뉘어 자국 통화 약세 경쟁을 벌였다. 수출 경쟁력을 높여 경제 회복세에 힘을 실기 위해서였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환율전쟁이 이미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다. 캘럼 헨더슨 스탠다드차타드 외환 리서치 부문 글로벌 책임자는 "다시 불붙은 환율전쟁은 신흥국이 달러화 약세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며 "앞으로 각국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은 더 잦아지고, 달러화에 대한 악감정도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일본 외환당국은 지난 4일 엔고 저지를 위해 엔화를 대거 팔아치우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했고, 전날에는 스위스 중앙은행(SNB)이 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같은날 터키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낮췄다. 통화 강세가 두드러진 캐나다와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곧 행동에 나설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는 국제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G20의 공조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절상 여부를 두고 선진국 진영과 중국이 주도하는 신흥국 진영이 맞서고 있기 때문에 G20이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