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운 날씨에 무리하면 일사병 위험도 높아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3살, 5살 남매를 키우는 워킹맘 이인영씨(37)는 휴가로 인해 기분이 들뜨면서도 아이들의 건강에 신경이 쓰인다. 지난해 여름휴가 후유증으로 아이들이 장염과 여름감기에 걸려 크게 고생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아이와 함께 산으로, 바다로 여름 휴가를 떠나는 가족들이 많은 시기이지만 아이들의 경우 여름휴가 전·후로 뜻하지 않은 질환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여름철 아이가 걸리기 쉬운 질환과 예방·치료법을 꼼꼼히 알아두는 것이 좋다.
김미화 청담 고은아이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영·유아는 면역력이 약해 여름휴가 전후로 장염이나 여름감기 등에 걸리기 쉽다”며 “부모들이 여름휴가를 떠나기 전 미리 아이의 건강관리에 힘쓴다면 건강하게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로타바이러스 전염 주의 = 여름휴가를 다녀온 아이 중에는 설사 증세를 동반한 급성장염을 앓는 경우가 많다. 급성장염은 세균성 장염, 바이러스성 장염, 찬 음식을 많이 먹어서 생기는 배탈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특히 로타바이러스로 인한 장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타바이러스는 5세 미만의 영·유아가 최소 1회에서 최대 5회까지 중복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다. 생후 3~24개월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감염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해 부모가 방심하기 쉬운데 1~2일이 지나도 하루에 10회 이상의 설사를 반복하고 구토 증세를 보이면서 아이의 기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로타바이러스는 감염 후엔 별다른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통해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예방백신은 ‘로타텍’(한국MSD)과 ‘로타릭스’(글락소 스미스클라인)가 있다. 백신 접종은 생후 6주부터 15주 이전에 1차 접종을 완료하고 생후 8개월 내에 재접종(로타텍 3회, 로타릭스 2회)을 마쳐야 한다.
접종 시기를 놓치면 접종이 어려우므로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 소아마비 등의 필수 예방접종 시 함께 접종하는 것이 수월하다.
◆ 물놀이가 부르는 여름감기 = 아이가 휴가지에서 오랜 시간 물놀이를 했다면 여름감기에 걸리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여름감기는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주로 발생하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실내·외 온도가 5도 이상 차이 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아이의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데 이때 코감기 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이 침투해 감기 증상이 나타난다.
요즘 같은 휴가철에는 휴가지에서의 오랜 물놀이 혹은 실내·외의 급격한 온도차로 아이의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여름감기에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여름감기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차가 5도 이상 차이 나지 않도록 하고, 1시간에 한 번 정도는 환기를 시킨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은 아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물놀이를 할 때는 중간에 한 번씩 물에서 나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신생아 부모는 외출을 하지 않았더라도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항상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철저한 위생 관리를 해야 한다.
◆ 외출할 땐 일사병 조심 = 더운 날씨에 몸을 무리하게 움직여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몸 속 수분이나 염분이 모자라 일사병에 걸릴 수 있다.
아이들의 경우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휴가지에서 오랜 시간 놀다가 일사병에 걸릴 위험이 높고, 심할 경우엔 뇌의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해 근육 경련과 함께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여름철에는 햇빛이 가장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는 바깥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외출을 할 때는 아이에게 모자를 씌우고, 1시간에 한 번씩 그늘진 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만일 아이가 갑자기 식은땀을 흘리면서 무기력해지고 열이 난다면 곧바로 시원한 장소로 옮겨 옷을 조이지 않게 느슨하게 풀고 적당히 시원한 물을 먹여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 아이가 의식을 잃었을 경우엔 억지로 물을 먹이기 보다는 곧바로 응급실로 데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