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위원장 "외환유동성 확보에 국가 존망 달려"

2011-08-0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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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은행권 외화유동성 확보를 강하게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소집한 긴급 간부회의에서 "물가가 올라도 당장 나라가 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외화유동성 문제는 (잘못되면) 나라를 망하게 한다"며 실무진에 강력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외화유동성 확보는 대단히 중요하다"(7월21일 기자단 세미나), "올해는 외환건전성 문제를 1번으로 하겠다"(7월23일 봉사활동),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확보를 각별히 챙기라"(7월26일 금융위 간부회의) 등 지금까지의 발언에 견줘보면 '위기의식'이 매우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금융위 한 간부는 “물가 상승도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심각한 문제지만, 우리나라가 벼랑 끝에 선 경제위기는 항상 외환 부문에서 비롯했다는 지론을 피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외환위기의 시발점이 되는 은행의 외환건전성을 금융당국이 철저히 단속해야 외화유동성 문제로 비화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덧붙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당국은 금융시장의 불안이 외환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금융기관 외화유동성 특별점검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한 12개 은행들이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위기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 기준을 대폭 높이도록 지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은행들이 아무리 '우리는 괜찮다'고 해도 절대 믿지 말라. 내가 세 번이나 속았다"며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정부에 손을 벌리는데, 그런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에 버금가는 상황을 가정한 외국인 자금 유출 추정액과 비상 외화자금 조달계획 등을 마련하도록 지시한 데 대해 일부 은행들이 "지나친 걱정"이라며 반발하는 것을 의식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가 '은행에 세 번 속았다'는 것은 옛 재정경제원 외화자금과장을 맡았던 1997년, 옛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을 맡았던 2003년, 옛 재정경제부 1차관을 지냈던 2008년 금융위기를 가리킨다.
 
당국의 외화유동성 확보 주문에 따라 은행들도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하고 기존 외화차입의 만기를 연장하는 등 채비를 갖추고 있다.
 
최근 하나은행이 300억엔(약 4억달러)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으며, 농협도 5억달러 규모의 농금채를 발행했다.
 
16개 국내은행의 중장기차입 차환율(만기연장비율)과 단기차입 차환율도 지난 6월에 이어 7월에도 상승, 외화차입에 아직 큰 어려움은 없는 상태라고 금감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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