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농촌의 꿈도 이루어진다

2011-08-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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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김정곤 농업유전자원센터 소장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10여년의 기다림 끝에 희망을 잃지 않고 맺은 결실이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온 국민의 간절한 꿈과 준비위원회의 노력이 있었다. 특히 김연아 선수의 기고문 중 첫 번째 꿈을 소개하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꿈이라는 이 한 단어가 전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인 듯 하다.

기고문을 보면서 한국 농업과 비슷한 꿈을 발견했다. 설원과 빙판을 접할 수 없어 동계체육에서 소외된 국가의 어린이들을 초청해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평창의 드림 프로그램은 우리나라가가 주도하는 국제 농업기술협력 카파시(KAFACI)와 비슷하다. 카파시(KAFACI)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농업기술을 전수하기 위한 한-아프리카 농식품 기술협력 협의체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농업기술을 세계에 전파하면서 우리나라는 농업기술 협력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아시아 리더국가로 발돋움하게 됐다.

일례로 농촌진흥청에서 농업기술 교육을 받은 케냐의 한 연수생은 한국에서 받은 농업교육 내용을 자국으로 돌아가 케냐 농업인들과 함께 워크샵을 열어 공유하면서 복습했다고 한다. 지금도 궁금점이나 도움이 필요하면 한국 연구진들과 이메일을 통해 해결한다.

이처럼 우리 한국농업이 뜻깊은 꿈도 이루어 나가고 있지만, 여러 가지로 농업의 현실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와 기상재해 증가 등으로 농업 전반에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농업인구의 감소와 고령화가 진행되어 농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 우리 농업에는 희망과 꿈은 없는 것일까? 한국 농업의 현실에 맞춘 방안을 살펴보면 첫째, 소농 중심의 농업은 규모화를 통한 가격경쟁에는 불리하지만 다품목 소량 소비 시대에는 오히려 사업의 기회가 증대될 것이다. 현재 작지만 강한 농업체를 결성하여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는 농업경영인들이 증가하고 있어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둘째, 경쟁력의 요소를 가격 중심에서 품질 중심, 소비자 안심, 나아가 서비스 경쟁력으로 만드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구매결정 요소가 양에서 질, 질에서 영양, 영양에서 감성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고품질 농산물에 생산자의 감동적인 스토리를 부여하고 지역의 경관자원을 활용하는 다양한 사업 모델의 출현은 우리 농업의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한 규모화 전략과 차별화되는 한국형 전략이라 생각한다.

셋째, 젊은 층의 영농기피가 줄어들면서 젊은이들의 귀농이 증가하고 있다. 농업이 새로운 비즈니스로서 가능성이 인식되면서 젊은 20,30대 귀농인 비율이 현재 15% 정도로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마지막으로 농가맛집과 향토음식 뿐만 아니라 종가음식, 궁중음식 등 우리 전통음식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로 세계화되고 있다.

데일 카네기는 말했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첫 번째는 자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두 번째는 다른 사람의 꿈을 대신 사는 사람. 세 번째는 아무런 꿈도 없는 사람이다.’ 카네기의 말처럼 한국 농업은 첫 번째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과거 국민 모두의 꿈과 희망으로 1970년대 보릿고개를 이겨내 새마을 운동을 성공시켜 배고픔을 해결하고 1980년대에는 전국적인 백색혁명으로 국민들은 계절과 상관없이 사시사철 신선하고 맛좋은 채소와 과일을 먹게 되었다. 이제는 더 나아가 우리 농업기술에 대한 개도국들의 러브콜과, 한식의 세계화 등 한국농업의 재도약을 다시 실현하는 단계이다.

국민 모두가 한국의 미래가 걸린 농업에 관심을 갖고 농정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작지만 강한 농업, 강소농의 꿈은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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