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 글로벌 판매 4위야, 5위야’ 혼선

2011-08-0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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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집계 기준따라 글로벌 판매 순위 바뀌어

미국 소형차 시장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는 현대 아반떼(왼쪽)와 도요타 코롤라. (각 사 제공)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현대ㆍ기아자동차의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 순위를 두고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도요타의 실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순위가 4위가 될 수도 5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느게 '정답'이라고 하기는 어려워서 당분간 더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가장 먼저 알려진 건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의 발표자료. 29일 발표된 이 자료에 따르면 판매량 기준 5위까지의 순위는 GM(464만대)-폴크스바겐(409만대)-도요타(348만대)-르노ㆍ닛산(343만대)-현대ㆍ기아(319만대)로 5위였다.

하지만 이는 각사 실적발표를 인용한 것은 물론,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은 언론 보도자료에 근거한 숫자였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 464만대라고 한 GM의 경우 본사 발표는 453만대로 10만대 가량 차이가 났고, 르노-닛산 역시 양사가 각각 발표한 140만대와 222만대를 더할 경우 362만대로 20만대에 가까운 차이가 났다.

특히 당시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도요타의 경우 상반기 338만대를 생산했고, 통상 판매대수는 생산대수에 5~10% 못 미친다는 걸 감안하면 300만~310만대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실제 2일 도요타가 발표한 실적은 301만대. 이로써 순위는 도요타가 5위로 내려가고 르노ㆍ닛산과 현대기아가 한계단씩 상승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변수는 있었다. 도요타의 실적에는 중국 등 해외에 있는 합작사의 판매대수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합작사는 중국 FAW도요타. 이 회사의 지분은 도요타 본사가 10%, 도요타의 자회사가 40%, FAW 20%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실상 도요타와 중국이 50대 50이다. 하지만 본사 지분이 10% 밖에 되지 않는다. 본사 판매량에 포함시키지 않은 건 이 때문이다. 반면 현대ㆍ기아는 각각 베이징현대와 동펑위에다기아가 정확히 본사 50%, 현지 회사가 50%로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글로벌 판매량에 포함시켜 왔다.

이 같은 합작 법인을 합할 경우 도요타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371만대가 된다. FAW도요타 24만5000대를 비롯 무려 70만대가 늘어난다. 현대ㆍ기아보다는 52만대가 많은 3위다.

요컨데 공식적으로는 현대ㆍ기아차가, 실질적으론 도요타가 앞선다. 현재로썬 어느 숫자가 맞다고 단정짓기 어렵다. 여지껏 제외돼 왔던 합작법인 판매량을 이제사 넣기 시작한다는 것도 이상하다. 전문가들의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엄밀히 한 회사가 아니다. 실적도 개별적으로 발표한다. 1999년 양사가 상호 지분교환을 통해 ‘얼라이언스(동맹)’을 맺은 것 뿐이다. 시장조사기관들이 두 회사의 실적을 동시에 집계한 건 불과 2~3년 전 일이다. 카를로스 곤이라는 동일한 최고경영자(CEO)가 10여년 동안 양사의 플랫폼을 공유하는 등 동맹을 강화한 결과다.

올 상반기 판매량 집계에서 양사의 발표와 시장조사기관의 차이가 20만대 가까이 나는 것 역시 두 회사의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른 차이다.

해당 업체는 물론 업계에서도 이 같은 ‘순위 논란’에 대해 크게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입 모았다. 양사는 각기 실적을 발표했을 뿐 순위와 관련,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판매량 집계는 예전부터 회사마다 차이가 있었다. 다만 급성장한 현대ㆍ기아와 일시적인 생산 차질을 빚은 도요타의 판매가 엇비슷해지면서 순위 논란으로 이어진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대ㆍ기아 입장에선 판매량이 세계 톱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제부터는 판매 확대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게 더 중요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요타의 올해 판매목표는 지난해보다 49만대 적은 792만대고 현대ㆍ기아는 59만대 늘어난 633만대로 두 회사 모두 목표치를 달성했을 경우, 양사의 차이는 267만대에서 159만대로 줄어든다. 다만 이 역시 '공식'적인 회사 집계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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