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CEO, 낙하산 인사 "참 많네"

2011-08-0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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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하반기 금융공기업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마무리돼 가는 가운데 여전히 '낙하산 인사'가 횡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저축은행 사태 등 금융감독 당국의 비리가 잇따라 불거지며 낙하산 인사 관행이 깨지는 것처럼 보였으나 결국 관료 및 모피아 출신 인사들이 내려와 이번에도 '묻지마 인사'로 끝났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에 김경호 자본시장연구원 고문 겸 초빙위원을 임명 제청했다.

공공기관 운영법상 금융위원장의 제청 후 대통령이 임명하면 선임 절차가 완료된다.

김 내정자는 재무부 산업금융과장, 재경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및 공보관을 지낸 바 있는 ‘모피아(옛 재무부 관료)’로, 김석동 금융위원장과는 경기고와 서울대 1년 선후배 사이다.

지난 5월 연임에 성공한 주택금융공사의 태응렬 부사장 역시 재무부 출신이며 1~2급 등 상위 보직에도 재무부 출신 인사들이 약 20~30%를 차지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노동조합은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임주재 현직 사장이 김 내정자를 적극 지원했다는 의혹과 함께 재무부 출신 직원의 상위 직급 포진에 따른 위화감 조성 등을 들어 김 내정자의 선임에 반대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의 안택수 이사장은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지난해보다 한 단계 떨어진 B등급을 받았음에도 연임에 성공, 지난달 18일 새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국회 재정경제위원장, 한나라당 대변인 및 제 15대~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다.

반면에 금융감독당국 출신인 임주재 전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2007년 연기금 그룹 중 최하위였던 주택금융공사의 기관평가 성적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금융공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A등급으로 끌어올렸음에도 연임에 실패했다.

지난 6월 선임된 서울보증보험의 김병기 사장 역시 재경부 국고국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지낸 ‘모피아’에 속한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설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관료 출신 인사들은 전문성이 부족하고 기관에 대한 애착이 옅어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보증보험의 김 사장은 최근 생계형 채무자의 부채를 감면해주겠다고 밝혔다가 김석동 금융위원장으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

또한 신보의 안 이사장은 연임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총선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안 이사장은 지난 19일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출마설과 관련해 “세상 일은 누가 알겠느냐만 지금 현재로선 신보 업무에 충실해야 할 때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2일 발표 예정인 예탁결제원 후임 사장은 김경동 전 우리금융 전무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은 오는 31일 진병화 이사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임추위에서 후보를 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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