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700mm의 비를 뿌린 집중호우로 6000대에 가까운 차량이 물에 잠기면서 보상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8일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집계한 차량 침수 사고 신고 건수는 총 5839건으로 피해 보상액은 40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날 오전 9시 피해 건수 3990건, 보상액 275억원 규모였던 폭우 피해는 불과 6시간만에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는 지난해 9월 태풍 곤파스 상륙 당시 지출된 보상액 357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29일 오후 들어 날이 개면서 추가 피해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지만 현장 사고 처리로 분주했던 손보사들은 손해율 계산으로 여전히 바쁘다.
업계는 당초 3%대 손해율 상승을 예상했으나 28일 추가 피해가 급증하면서 1%포인트 추가 상승을 각오해야 할 형편이다.
일부 대형 손보사들은 지난해 80%대까지 치솟았던 손해율을 70%대로 낮추고, 7월 한때 자사 주가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느긋함을 만끽하다가 수마가 할퀴면서 갑자기 시상국면을 맞게 됐다.
실적 개선에 대한 낙관적 전망 속에 부렸던 평온함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수해차량 보상규모 때문에 항당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28일 오전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소속 화물기(보잉 747)의 제주 해상 추락사고 역시 손보사들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이번 사고로 받게 될 보험금은 무려 1억2380만 달러로 이 중 1%인 약 50억원을 국내 8개 손해보험사가 나눠 내야 한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LIG손보, 메리츠화재, 동부화재, 한화손보, 롯데손보, 그린손보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사고 조사가 마무리되는대로 보험금 지급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 가운데 대형사들의 보험금 부담 비율은 LIG손보(34%), 삼성화재(15%), 현대해상(13%), 동부화재(7%)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의 경우 해외 재보험사가 가입금액 96%를 인수해 국내사가 지급해야 할 보험금 액수는 크지 않다”면서도 “비슷한 시기에 악재가 겹쳐 유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