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일변도의 수익구조와는 달리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탄탄한 경영을 일구고 있는 신한금융은 이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신한금융은 유일한 약점이었던 지배구조상의 조직내 분열을 말끔히 정리하고 오는 8월 중순부터 의욕적으로 추진되는 새 지배구조 구축을 통해 순탄한 항로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실경영’신한금융, 의사결정기구 다변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100일을 기념해 지난 13일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다음달 중순 열릴 이사회 워크숍에서 실무진이 마련한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신한금융그룹의 새로운 지배구조를 확정할 예정”이라며 “이후 이사회를 거쳐 세부적인 운영모델이 확정된다”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오는 8월 중순 조직내 분열을 말끔히 정리하고 새로운 지배구조를 확정할 방침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그룹내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개방형 경영 의사결정 시스템인 `그룹경영회의‘를 상설화하고 신한금융지주 CEO의 정년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방안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CEO의 임기와 관련, 3년 임기 뒤 연임 때 임기연장을 1년 단위로 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방침은 신한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CEO) 신규 선임과도 맞물린다. 한 회장은 앞서 CEO 연령을 67세로 제한하고 CEO가 연임할 경우에는 만 70세까지만 재임할 수 있도록 해 젊은 조직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은 회장의 재임 연령만 70세로 제한한 하나금융지주와 달리 신규 선임 연령을 67세로 제한한 것은 고령인 70세에 근접한 CEO가 신규 선임될 경우 단기 재임에 따른 리더십 불안정과 역량 발휘를 위한 시간 불충분 등 문제를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신한금융은 CEO 퇴임 시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룹 CEO의 자격 요건을 사전 정의해 CEO 후보자 육성과 선임에 활용하고, 이사회 산하에 CEO와 사외이사 5~7명이 참여하는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해 이사회가 CEO 승계 과정 전반을 관리토록 할 예정이다.
더불어 현재 회장과 계열사 CEO 간 회의기구인 그룹 CEO 미팅의 의사결정 과정을 개방적으로 바꾸고 참가자를 CEO와 주요 자회사 CEO, 그룹 사업 부문 및 기능별 담당 임원으로 확대한 그룹 경영회의를 정례화한다.
앞서 한 회장은 "매주 수요일마다 그룹내 주요 CEO들이 참석하sms `수요미팅’을 상설 그룹경영회의로 격상시킬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기업금융 및 투자금융(IB) 관련 사업부문과 프라이빗뱅킹(PB), 자산관리(WM) 사업 부문을 신한은행장과 신한금융투자 사장 대신 그룹 내 임원이 총괄하는 단위 경영관리체제를 도입한다.
한 회장은 이와 관련, “내년 사업부문 단위 경영관리체계 도입 때 조직내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은행 부행장급인 기업투자금융(CIB), 자산관리(WM·PB) 담당 임원이 은행과 증권사 CEO의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면서 “소속 직원을 이중 평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축銀, 해외시장 진출로 활로 모색
한 회장은 경영면에서 연내 저축은행 인수와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때문에 예금보험공사가 추진하는 저축은행 매각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신한금융으로서는 1조원 이상 규모의 대형 인수합병(M&A)의 경우 내년까지 때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 회장은 “내년초 (LG카드 인수) 차입금 3조7500억원을 상환하고도 5조원이 남는다”며 “영업을 통해 1년에 1조5000억∼1조6000억원을 상환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저축은행 외에 조 단위의 M&A는 내후년에나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교보생명 지분 인수도 재무적으로 빠르다는 입장이다.
해외 시장과 관련해 신한금융은 인도네시아 시장을 토대로 신중한 검토를 통해 연내 가시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은행이 구축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비은행 부문의 해외진출도 다방면으로 모색한다는 것이 신한금융의 전략이다.
◇신한금융 지배구조 변화 내년 3월 변수
이 같은 다각적인 변화방침에 대해 금융권의 평가는 다소 신중하다.
전문가들은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나는 현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거취 이후 인사가 신한금융 지배구조 변화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진원 행장은 이백순 전 행장 이후 남은 임기 동안 신한은행장의 직무를 수행 중이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개선 선언 이후 직접적인 CEO 인사라 할 수 있는 신한은행장의 후임인사 내용이 신한금융의 개혁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내년 3월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재신임을 받고 연임될지, 또는 누가 후임 은행장으로 발탁될 지 여부는 금융권의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또한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의 경영과 관련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무리한 인수합병보다 내실 있는 성과를 거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금융 인수와 타 금융지주의 인수합병 논의가 가시화될 경우 규모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신한금융의 컴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향후 1~2년 안에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가시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