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상하이종합지수는 58.61포인트(2.12%, 현지시간 2시 기준) 하락한 2712.18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고속철 관련주들은 대폭락했다. 중국 최대의 고속철제작사인 중궈난처(中國南車)는 8.49% 하락했다. 중국 철도장비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궈베이처(中國北車) 역시 6.77% 하락했다.
사고발생 선로에 시스템 및 설비를 공급한 칭다오터뤠이더(青島特銳德), 베이징스지뤠이얼(北京世紀瑞尔), 베이징쟈쉰페이홍(北京佳訊飛鴻)는 대폭락을 우려한 회사측의 요청으로 현재 거래가 중단된 상태이다.
홍콩 H주에서도 중궈난처는 12.09% 하락하여 연중최저치를 기록하였고, 난처스다이뎬치(南車時代電氣)는 11%하락했고, 중궈중티에(中國中鐵)는 7% 하락했다. 반면 동팡(東方)항공, 난팡(南方)항공, 중궈궈항(中國國航) 등 항공관련주들은 철도주 폭락의 반사이익으로 개장 후 3%가 넘게 상승했다.
궈진(國金)증권 담당자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공황상태가 철도관련주들의 하락으로 이어져 이번 주까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졸속 뒷처리에 비난 빗발
고속철 사건의 발생으로 촉발된 중국인민들의 분노는 '서투룬' 뒷수습으로 인해 한층 격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 철도부가 24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철도부 대변인 왕융핑(王勇平)이 “어떻게 구조활동 종결 후 어린 여자아이 생존자를 발견할 수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는 기적이다"라고 간략히 대답하고 넘어간 것은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됐다.
이 광경은 CCTV를 비롯한 중국매체를 통해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중국 신문들은 직접적인 비판을 하지 않았지만 구조활동 종결 선언 후 생환자가 나온 사실을 25일 조간 톱뉴스로 보도했다.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는 장리(張麗)씨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엎드려 사과를 해야할 철도부 대변인이 방관자적 입장에서 '기적' 운운하고 있다”며 "관료들에게서 전혀 책임감이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중국 철도부는 24일 구조활동 종결선언 후인 오후 5시40분(이하 현지시각) 추돌사고로 15m 높이의 고가다리 아래로 추락한 고속열차 객차 잔해에서 2.5세의 여아 샹웨이이(項위<火+韋>伊)를 발견했다. 이 아이의 아버지는 사망했으며 어머니는 현재 실종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철도부는 또 고속열차의 부서진 잔해들을 사고현장 주변에 파묻는 행위가 주민들의 제보로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처음에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나중에 긴급 사고처리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인정했다.
철도부는 20m 길이의 고속열차 잔해를 한번에 운반하기 힘들자 굴착기 등 대형 중장비를 동원해 분해했는데 차량 진입 어려움 등으로 잔해 처리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되자 열차 잔해의 상당 부분을 사고현장 주변에 묻어버린 것. 이 역시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신임 철도국장 인선 이해못해"
중국 고속철사고로 인해 새로 선임된 상하이(上海) 철도국장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3일 발생한 고속철 사고의 책임을 물어 관할 상하이 철도국의 룽징(龍京) 국장, 리자(李嘉) 당 위원회 서기, 허성리(何勝利) 공무전무 담당 부국장을 해임했고 새로운 철도국장으로 안루성(安路生) 철도부 총조도장(總調度長)을 임명했다고 25일 중국매체들이 전했다. 총조도장은 철도부에서 노선배치와 운영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문제가 된 것은 안루성 총조도장이 2008년 자오지(膠濟)철도사건 당시 철도부 총조도장이었었다는 이력이다. 그해 4월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와 지난(濟南)을 연결하는 자오지철도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사건으로 인해 승객 72명이 숨지고 416명이 부상했다.
이 일을 계기로 안루성은 그해 5월 청두(成都) 철도국 국장으로 자리를 옮겨갔다. 이후 2009년 상하이 철도국장에 임명됐었으며 이듬해인 2010년에는 다시금 철도부 총조도장에 올랐다. 자오지철도사건에 이어 이번 고속철사건 역시 안루성이 철도부 총조도장의 위치에 있었던 것.
중국 인민들은 이같은 인사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마관위안(馬關遠)씨는 “고속철 충돌사고로 상하이 철도국 관리들을 해임했으면서, 자오지철도사건으로 인사조치된 경력이 있는 사람을 신임 철도국장으로 임명한 게 무슨 처사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