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장편소설 ‘만다라’로 ‘한국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김씨는 이후 한국 근현대사와 구도(求道)를 주제로 한 문제작들을 발표하며 문단의 중진으로 자리 잡았다.
다섯 살 때 조부로부터 한문과 붓 잡는 법을 배운 이후 평생 취미처럼 글씨를 써왔던 그가 올해 초 펴낸 독립운동가들의 꿈과 삶을 담은 ‘현대사 아리랑’ 출판 기념회를 겸해 병풍 2점과 글씨 34점을 선보이는 서예전을 마련했다.
전시회가 열리기 열흘 전쯤 갑자기 뇌졸중 초기 증세로 쓰러져 입원했다가 전시회 직전 퇴원했다는 그는 “지금도 말이 조금 어눌하지만 쓰러지기 전에 작품을 완성해서 전시회를 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린 시절 이후 정식으로 서예를 공부한 적은 없지만 그는 글은 곧 기(氣)요 글씨는 마음이며 마음을 바르게 다스리는 사람만이 올바른 글을 짓고 글씨를 쓸 수 있다는 ‘문기서심(文氣書心)’을 가슴에 새기면서 살아왔다고 한다.
그는 평생 붓을 놓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마음이 가라앉아 정돈되지 않으면 글씨가 나오지 않는다. 내게 글쓰기는 소설을 쓰기 전에 자세를 잡기 위해 거쳐야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8월4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