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사상 최악 테러…용의자는 누구?

2011-07-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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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민족주의자 성향"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노르웨이 정부 청사와 집권 노동당 행사장 등지에서 지난 22일 오후(현지시간) 최소 92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치는 최악의 연쇄 테러가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실종자가 있는 만큼 최악의 경우 사망자가 98명에 이를 수 있다고 23일 밝혔다.

현지 경찰 대변인인 로저 안드레센은 이날 가진 회견에서 용의자로 체포돼 있는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32)은 “기독교 근본주의자이며 정치적 성향은 ‘우익’에 기울어져 있다”고 말했다.

앞서 스에니눙 스폰헤임 경찰서장은 현지 공영방송 NRK에 용의자가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글들은 “그가 극우, 반(反)이슬람 시각의 정치적 성향이 다소간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아프텐포스텐과 VG 등에 따르면, 브레이빅은 온라인 게임과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평범한 금발의 젊은이로 주변에 알려져 있다.

2009년 채소 등을 재배하는 업체 ‘지오팜’을 설립해 운영해온 브레이빅은 10여년 전 가벼운 교통법규 위반으로 적발된 것 외엔 별다른 범죄 경력이 없다. 사격클럽에 총기를 몇 정 등록하긴 했으나 아직까진 범죄단체나 극우단체와의 연계도 드러난 바 없다.

브레이빅이 어머니와 함께 살던 수도 오슬로 아파트의 주민들은 그를 내성적이지만 평범한 기독교인으로 기억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브레이빅은 이슬람과 노르웨이 정치현실에 매우 비판적인 우파 민족주의자다. 비밀 결사조직인 ‘프리메이슨’ 회원이라는 설도 있다. 그는 온라인에서 자신을 보수적 기독교인이자 민족주의자라고 소개하고 다문화주의에 강력 반대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달 말 갑자기 교외로 거처를 옮긴 그는 사건 발생 6일 전 개설한 트위터 계정에 범행을 결심했음을 보여주는 단서를 남겼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그가 남긴 문제의 메시지는 “신념을 가진 사람은 이익만 좇는 10만 명의 힘에 맞먹는다”는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이었다.

브레이빅은 지난 1997~2007년 진보당 청년조직 회원으로, 2004~2006년에는 진보당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앞서 경찰은 전날 브레이빅을 노동당 청소년 캠프 테러 현장에서 테러 용의자로 지목, 체포했다. 브레이빅의 변호사는 그가 자신의 행동이 잔혹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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