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그리스 채권 조기 교환 추진"

2011-07-2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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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충격 최소-단기화 겨냥<br/>피치, '제한적 디폴트' 선언<br/>"민간 채권단, 손실 너무 적다"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조치에 대해 정치적 합의를 힘겹게 이룬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이 디폴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르면 이달 말부터 내달 초 사이 민간투자자들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의 자발적 조기 교환을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유로존 고위 관계자는 2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민간 채권단 참여로 그리스의 '부분적 디폴트(selective default)' 혹은 '제한적 디폴트(restricted default)'가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에 그 충격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기 위해 민간 채권단이 갖고 있는 그리스 채권을 새로 발행되는 장기 채권으로 교환하는 작업을 신속히 이행해 금융시장의 동요를 최소화시키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채권 교환을 "이달 말의 며칠과 다음달 초의 며칠 사이에 유로존 전반에서 동시에 진행해 마무리하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기간에 "신용평가기관들이 (예고했던 대로 잇따라) 선택적 혹은 제한적 디폴트를 실행할 것"이라면서 "그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3대 신용평가기관의 하나인 피치는 22일 예고했던 대로 그리스에 대해 일시적으로 '제한적 디폴트'를 실제로 선언했다.

피치는 그러면서도 새로 발행되는 국채와 교환이 이뤄지면 이에 걸맞는 "새로운 등급을 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치는 새로 부여되는 등급은 "투기 범주의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정상 합의가 발표된 후 유로존 실무 그룹과 그리스 정부, 그리고 민간 채권단을 대표하는 국제금융협회(IIF)가 채권 교환을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전세계 400여개 대형 은행을 대변하는 IIF는 "민간 은행이 보유한 그리스 채권 90%가량에 대한 자발적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민간 채권단의 손실(hair-cut) 수준이 비현실적이란 지적도 나왔다. 영국신문 가디언은 22일 '구제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민간 채권단이 채권 교환, 차환(roll-over) 혹은 조기 환매(buy-back) 방법으로 그리스 2차 구제에 동참하면서 21% 가량의 손해를 감수하는 것으로 절충됐지만 그 규모가 터무니없이 적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게리 젱킨스 에볼루션 채권투자리서치 책임자는 가디언에 민간 채권단이 그리스 채무를 "21% 가량만 탕감해주는 것이 충분치 못하다"면서 "그리스가 지금의 채무 늪에서 헤어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65% 수준에 육박하는 탕감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한편, 로이터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9월 이전까지 다시 회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필요할 경우 전화 협의만 갖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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