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결국 '채무불이행'…시장 영향은?

2011-07-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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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S&P·피치 등 '선별·제한적 디폴트' 등급 부여 불가피"<br/>"ECB, 결국 그리스 국채 담보 인정할 것…시장 충격 제한적"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이 합의한 그리스 지원안에 민간 채권자의 참여가 포함되면서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몰리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그리스가 서구 선진국 가운데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디폴트 처리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를 비롯한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그리스 지원안이 어떤 식으로든 민간 부문의 손실을 초래하면, 디폴트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었다. 유로존은 전날 합의한 지원안에서 민간 채권단이 오는 2014년까지 그리스 채권 환매 등을 통해 496억 유로, 2019년까지 총 1060억 유로를 기여하도록 했다.

신평사들은 아직은 반응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S&P가 그리스에 '선택적(selective) 디폴트' 등급을 부여하고, 피치도 뒤따라 의미가 같은 '제한적(restricted) 디폴트'로 취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대형 신평사인 무디스는 별도의 디폴트 등급을 부여하지는 않고 있지만, 그리스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FT는 '선별적' 혹은 '제한적' 디폴트는 채권 발행주체인 그리스는 디폴트 상태이지만, 채권자들의 참여와 관련한 일부 채권에만 디폴트 등급을 매기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리스에 대한 디폴트 선언은 그리스 국채의 담보능력 상실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미 여러 차례 그리스가 디폴트 상황에 처하면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대출을 내줄 수 없다고 경고해왔다. 그리스 디폴트는 ECB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그리스 은행권에 재앙이 아닐 수 없다.

그리스 금융시스템이 멈춰 서면, 그 여파는 유로존 은행권과 채권시장으로 확산될 게 뻔하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그리스의 선별적 디폴트를 허용하자는 제안에 반대해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FT는 파장이 큰 만큼 ECB가 그리스에 대해서는 특별히 디폴트 채권을 담보로 삼지 않는다는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그리스 디폴트 사태가 일시적인 문제인 만큼 시장에는 제한적인 충격을 주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민간 채권자들이 일단 채권 환매와 교환, 차환 등에 나서 그리스의 채무 부담이 줄면 S&P와 피치가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다시 '트리플C(CCC)'로 되돌릴 것으로 보고 있다.

FT는 또 그리스의 디폴트가 신용파생상품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계약에 따른 원리금을 지급해야 할 사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제스와프파생상품협회(ISDA)는 그리스 지원을 위한 민간의 참여를 자발적인 것으로 모두가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ISDA가 민간 채권자의 참여를 원리금을 지급해야 할 사안으로 판단하더라도 그 규모가 50억 달러에 그쳐 시장이나 은행권의 장부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FT는 내다봤다.

그래도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전날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이 그리스가 선택적 디폴트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밝힌 뒤 유로화는 급락했지만, 정작 그리스 국채는 랠리를 펼쳤다. 시장이 불안정해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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