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한국형' 매트릭스 체제 도입 박차

2011-07-2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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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이 매트릭스 체제 도입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금융 ‘컨버전스(융합)’ 추세에 발맞춰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고객들에게 수준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가 내년부터 매트릭스 체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키로 한 데 이어 우리금융도 매트릭스 체제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조직을 매트릭스 체제로 전환한 곳은 하나금융지주다. 하나금융은 지난 2008년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등이 운영 중인 매트릭스 체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했다.

매트릭스 조직은 계열사 간의 겹치는 기능 및 사업 부문을 각각 묶어 관리하는 체제다.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 등 계열사 업무 중 개인금융·기업금융 등 중복되는 부문을 수평적 조직으로 구성해 시너지를 발휘하는 식이다.

그러나 국내 금융지주회사가 매트릭스 체제를 조직 전체에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매트릭스 체제는 각 계열사별 비중이 엇비슷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국내 금융지주회사는 은행 비중이 70~90%에 달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이 매트릭스 체제를 전면 도입한 후 한동안 후유증을 겪었던 이유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은행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매트릭스 체제를 시행해도 다른 계열사들이 은행 입김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며 “규모가 작은 계열사는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등 새롭게 매트릭스 체제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금융지주회사는 부분 도입을 표방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투자은행(IB)과 프라이빗뱅킹(PB), 웰스매니지먼트(WM) 등 계열사 간 업무 차별성이 적은 부문부터 매트릭스 체제를 우선 도입하고 점차 조직 전체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완전한 매트릭스 조직은 문제가 많은 만큼 고객 서비스 제고 차원에서 PB 등의 부문에 우선적으로 적용하겠다”며 “은행 PB 담당 임원이 그룹 전체 PB 사업을 담당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도 신한금융과 비슷한 방식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오는 9월까지 TF를 운영하고 도입 여부 및 시기를 최종 결정키로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증권이나 보험 등에서 단독으로 영업에 나서는 것보다 은행과 공동으로 추진할 때 더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매트릭스 조직은 이미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체제인 만큼 국내에서도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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