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에서 도입한 금융투자분석사 시험으로 인해 즉시 애널리스트로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이 묶여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1년 동안 리서치보조(RA)를 거쳐야만 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MC투자증권은 자동차업종 애널리스트를 공석으로 놔두고 있다.
RA가 자동차 애널리스트 역할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수습사원 격인 RA는 애초 애널리스트를 보조하는 업무를 담당해 왔다.
HMC투자증권뿐 아니라 메리츠종금증권도 투자전략팀장·자동차업종 애널리스트 자리가 비어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SK증권,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 또한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는 최근 잇따른 리서치센터장 이동으로 애널리스트 구인난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리서치센터장 이동에 따라 애널리스트도 대거 이동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 구인난이 심화된 원인으로는 2009년 도입한 금융투자분석사 시험이 꼽혔다.
이 시험은 RA로 1년을 근무해야 응시할 수 있다. 당장 투입할 인력을 원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시간·비용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시험 도입 전까지만 해도 산업계에서 종사하는 인력을 데려다 해당 분야 애널리스트로 쓸 수도 있었다. 반면 시험이 생기면서 1년 동안 애널리스트 역할을 맡을 수 없게 됐다.
A증권 관계자는 "RA를 가르칠 애널리스트도 부족한 상황에서 1년 동안 교육이 제대로 되겠냐"며 "바로 애널리스트를 맡겨도 될 만한 인재를 비증권업계에서 뽑아도 1년 동안 실무에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RA를 담당 애널리스트로 지정해 시간을 두고 키울 수밖에 없다"며 "게다가 능력 있는 RA는 경쟁사 영입대상에 포함되기도 해 회사마다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투협에서 대안으로 내놓은 차세대 애널리스트 양성과정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B증권 관계자는 "두 달 교육으로 자격증을 부여하더라도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입사원과 다를 바 없다"며 "애널리스트 부족을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투협 인력관리팀 관계자는 "업계가 의견을 모아 건의할 경우 적극 수렴하겠다"며 "자체적으로도 개선할 수 있는 점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