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임기말 시름 깊어진다>‘두갈래’ 정권이양 프로젝트 놓고 고민

2011-07-1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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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레임덕은 없다’고 강조해온 이명박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생존법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공정한 관리자’로 중립을 지키느냐 아니면 정권이양 후 상황에 대비해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적임자를 지원하느냐의 갈림길에 선 것이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3일 “이 대통령이 철저한 대선 중립을 지킬지, 아니면 직계 후보를 내세울지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대선까지 1년 반이나 남아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서 이 대통령의 대선 행보를 놓고 우선적으로 정권의 수평적 교체론이 제기되고 있다. 친이(친이명박)계 직계 후보 내정이나 지원을 포기하고 ‘공정한 관리자’로 남겠다는 것이다. 수평적 정권이양 프로젝트인 셈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 자신이 염두에 둔 후보를 내정하거나 지지하는 일체의 행위는 없을 것”이라며 “최대한 차기 대통령을 고려해 논란이 큰 국책사업, 정책 등도 임기내 다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재창출이라는 명분 아래 수평적 정권교체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이 관계자는 “같은 한나라당 소속이라도 대통령이 차기 대권주자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수평적’으로 정권을 바꾼다고 봐야 한다”며 “김영삼 정권에서 김대중 정권으로 15대 대선국면을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1997년 대선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측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후보의 비자금 수사도 대선 이후로 미뤘으며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인제 후보의 대권출마도 막지 못하는 등 선거중립을 지켰다.
 
 그러나 ‘선거중립’이라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차기 대선에 개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을 포함해 역대 모든 대통령들은 임기 말 겉으로는 ‘선거중립’을 외칠 수 있지만 그건 립서비스에 불과하다”며 “안정적 정권이양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 정권의 여러 상황을 커버해줄 수 있는 적임자를 이 대통령은 찾고 있다”며 “친이(친이명박)직계 후보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나 ‘전관예우’를 확실히 하는 인사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도 평소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이 정당을 탈당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해왔다. 집권당에 평당원으로 남더라도 대선에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스타일과 닮았다. 17대 대선을 앞둔 지난 2007년 2월 초 노 전 대통령은 “초당적 국정운영이라는 데 대해 옛날부터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것은 위선이다”고 말했다. 나아가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자꾸 (선거)중립이라고 미화하는 것은 독재시대의 잔재”라며 ‘중립파괴’를 선언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적극적으로 선거전에 개입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공약한) 한반도 대운하가 과연 우리 현실에 맞는 것이냐”, “유신의 잔재가 남아 있는 박근혜 전 대표와 개발의 상징적 존재인 이명박 전 시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걱정스러운 면이 있다” 등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 같은 2가지 전망에 대해 청와대 정무라인 관계자는 “현재 박 전 대표 외에 여권에서 유력한 대권주자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여러가지 가능성을 높고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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