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헤지펀드, 伊 국채 역베팅 나서

2011-07-1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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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위기 전이 우려…伊 국채 공매도 활발<br/>11일 오전 EU 긴급 회동…伊 사태 논의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 헤지펀드들이 최근 공매도를 통해 이탈리아 국채가격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주말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하는 등 시장에서는 이탈리아가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8일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2002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날 독일 국채 대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탈리아 국채의 부도 위험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줄리오 트레몬티 이탈리아 재무장관이 재정긴축안을 두고 빚은 갈등이 시장의 우려를 샀다는 분석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가까스로 긴축안에 합의했지만, 시장에서는 이행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날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11일 오전 이탈리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동을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동에는 반롬푀이 의장,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장 클로드 융커 룩셈브르크 총리 겸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재무장관 회의(유로그룹) 의장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헤지펀드들은 이탈리아 국채를 대거 공매도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일반적으로 채권 가격 하락에 투자할 때는 공매도가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를 사는 것보다 더 위험하지만, 그리스 사태가 CDS의 투자 위험을 드러내면서 헤지펀드들이 이탈리아 채권을 직접 거래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면, CDS 투자를 통해 보장받은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더욱이 이탈리아 채권시장은 유럽 최대 규모로 공매도에 무리가 없을 만큼 유동성도 풍부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탈리아 정부는 향후 5년간 국채 발행을 통해 돌려막아야 할 만기 채무 규모가 9000억 유로에 달한다. 또 올 들어 발행한 국채는 예정 물량의 절반도 안 된다.

개리 젠킨스 이볼루션시큐리티스 채권 리서치 부문 대표는 "다양한 요인들이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의 상승을 점치게 하고 있다"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이탈리아 국채의 수익률이 최고 수준에 이르렀을 때가 투자 실패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면 유럽연합(EU)이 개입해 수익률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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