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마지막 우주 비행에 나설 4명의 베테랑 우주인이 이날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 도착했다. 크리스 퍼거슨 선장을 비롯한 4명의 우주인은 오는 8일 오전 11시26분 애틀란티스호를 타고 12일간의 우주 여행에 나선다.
퍼거슨 선장은 "우주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하게 되면,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의 마지막 장을 장식하게 된 것이 무척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美 우주 왕복선 프로그램 30년 만에 종지부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은 이번 비행을 끝으로 30년간 이어진 우주왕복선 시대에 종지부를 찍는다. 개발 기간까지 합치면 40년이 넘는 대장정이었다. 1981년 4월12일 컬럼비아호 발사 이후 애틀란티스호는 오는 8일 135번째로 발사대에 선다. 그동안 챌린저호, 디스커버리호, 인데버호까지 모두 5대의 우주왕복선이 번갈아 발사대에 올랐다.
30년간 우여곡절도 많았다. 14명의 우주인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발사 성공률은 절반이 채 안 됐다. 특히 나사의 첫 우주왕복선인 컬럼비아호와 두 번째인 챌린저호는 참극을 빚으며 산화했다. 1986년 챌린저호가 발사 73초만에 폭발, 우주비행사 7명 전원이 숨진 데 이어 2003년에는 컬럼비아호가 지구로 돌아오다 폭발했다. 여성 2명 등 7명의 우주인이 희생됐다.
프로그램에 투입된 비용도 상상 이상이다. AP에 따르면 비행선 개발 기간까지 포함한 지난 40년 동안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는 모두 1960억 달러가 투입됐다. 당초 나사가 추산한 비용(900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액수다.
◇"사람 잡는 비행"-"눈부신 성과" 평가 엇갈려
일각에서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잇딴 사고 등에 비해 성과과 보잘 것 없다며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실패작이라고 혹평한다.
지난 30년간 우주왕복선들은 지구를 2만830바퀴 돌았다. 거리로는 5억4000만마일(약 8억6000만㎞)에 이른다. 우주왕복선은 같은 기간 134차례에 걸쳐 우주인 540명을 태웠고, 14명이 다시 땅을 밟지 못했다. 67번 비행할 때마다 한 명 꼴로 희생된 셈이다. AP는 비행거리 기준으로 마일당 사망자 수로 보면 우주왕복선이 일반 여객기보다 134배나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디스커버리호 선장과 나사 탐사국장을 지낸 스콧 호로위츠는 "우주왕복선은 뛰어난 기술의 집합체지만, 구조의 복잡성과 안전성에 대한 과신이 아킬레스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성과를 거둔 점만은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AP는 우주를 오가며 실시한 각종 실험을 통한 과학적 발견, 우주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진, 냉전시대의 긴장을 누그러뜨린 미국과 구소련과의 우주외교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美, 우주 탐사 주도권 잃나" 경계론도
미국에서는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중단된 뒤 미국이 우주 탐사 경쟁에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미국의 우주탐사 프로그램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하며 "나사가 또 한번 미지의 영역을 향하고 있다"고 비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수립된 '콘스텔레이션 계획'을 백지화했다. 이 계획은 2020년까지 달에 우주인을 보내겠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오바마는 금유위기 여파로 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대신 2030년대까지 우주인을 화성궤도에 진입시키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에 발을 디뎠던 닐 암스트롱은 "오바마 정부의 우주 정책은 너무 혼란스럽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