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일본 자동차부품업체 덴소는 4일 의왕시와 5650만달러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를 통해 덴소는 이곳에 국내 완성차업체에 맞춤 부품을 공급하기 위한 기술개발(R&D)센터를 설립한다.
이날 한국덴소판매 모리오카 코오타 사장은 “급성장하는 한국자동차업계에 덴소의 첨단부품을 적극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에도 일본 토요타, 독일 다임러, 미국 크라이슬러 등과 협력사인 일본 야스나가가 전북 익산과 약 6500만 달러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야스나가는 이 지역에 8만2500㎡ 규모의 차량엔진용 부품 생산설비를 건설한다.
앞선 올 3월에는 스미토모가 인천에 500만 달러를 투자하고 나섰다. 스미토모는 한국자회사인 경신과 함께 송도에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용 부품 생산 신규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코트라)는 최근 일본 자동차부품기업의 국내 투자에 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높아진 국내 자동차산업의 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트라 투자유치 관계자는 “올해 일본 부품사들의 한국진출은 지난해부터 진행되어온 내용”이라며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400만대를 돌파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기아차, 한국GM 등 완성차업체들에게 일본 기업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본 부품업체들은 △안정적인 환율 △지리적 근접성 △고급 인적자원을 한국 시장의 장점으로 꼽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일본 자동차부품기업들의 국내 투자가 향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문제가 본격적으로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타·닛산·혼다 등 완성차업체들은 지진 이후 대대적인 부품공급망을 정비에 나섰다. 복수 계열로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으며, 해외로부터 부품을 수입하고 있다. 최근 일본 완성차업체들이 현대모비스·만도 등 한국 기업들과도 계약을 체결한 것도 단적인 사례다.
그럼에도 전 세계적으로 부품 부족 현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 5월에 이어 이달에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현지 공장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일본에서 부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