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리더의 조건

2011-07-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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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국내 굴지의 대기업 A사는 금연성공률 100% 달성했다. 금연격려금만으로 수백억원을 임직원들에게 안겨줬다. 건강도 챙기고 덤으로 두둑한 보너스도 받은 셈이다.

하지만 이런 놀라운 결과의 이면에는 웃지 못 할 해프닝들이 회자되고 있다. 다음은 젯밥에 눈이 팔려 금연캠페인에 무턱대고 참가했던 한 40대 부장의 얘기다.

서류상으로만 금연캠페인에 동참했던 그는 소변검사일이 다가오자 중학생인 아들의 소변을 가져와 검사에 응했다. 예상과 달리 이 소변의 주인공은 흡연자라는 검사결과가 나왔다. 그는 부랴부랴 아내의 소변으로 다시 검사에 응해 통과했다. 그리고 중학생인 아들은 한동안 아버지에게 꾸지람을 들었다고 한다.

건강한 일터, 친환경 사업장 이미지를 전 임직원이 함께 만들기 위해 기획됐다는 이 캠페인의 최초 아이디어 제공자는 A사의 최고경영자(CEO)라고 한다. 결국 이같은 해프닝은 이 회사의 CEO가 직원들의 자발적 동참없이 무리하게 캠페인을 밀어부쳐 벌어진 ‘촌극’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우리 기업의 CEO들은 여전히 ‘나를 따르라~’라는 식의 강력한 리더십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1909~2005년)는 자신의 저서인 ‘미래의 조직’에서 이런 리더십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미래 조직은 위험대처 능력이 뛰어나고, 위험을 최소화 시키며, 기존의 기업지배구조(경영자와 종업원의 수직적 관계), 운영 프로세서 등 전반적인 범위를 변화시키는 의사소통이 원활한 민첩하고 신속한 조직이 될 것”이라고 정의했다.

때문에 피터 드러커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신뢰는 그 사람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라며 “서로를 이해하거나 상대방의 의도를 예측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조언했다.

우리 기업의 일부 리더들은 자신의 소통 능력을 과신하는 나머지 상대방 이야기의 의도를 파악하기보다는 몇몇 키워드에 주목, 자신의 기준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 그들이 실천해야하는 리더의 조건은 닫힌 귀를 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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