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단체가 장악한 도시에 고립돼 있는 예멘 정부군이 병력과 생필품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다.
예멘 남부 아비얀주(州)의 주도 진지바르에 주둔하고 있는 예멘군 제25기계화여단은 병력과 무기, 연료와 물 등을 지원해 달라고 정부에 긴급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이 부대의 장교 칼레드 노아마니는 로이터통신과 전화통화를 통해 "기지가 한 달 가까이 무장단체에 포위돼 있는데 추가 병력이나 장비를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수백 명의 병사가 있는 기지 주변을 무장단체들이 포위하고 있다며 "밤낮으로 전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최근 2주 동안에는 물 한 방울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알-카에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장단체는 지난 5월 29일 진지바르에서 정부군을 몰아내고 도시 대부분을 장악했다.
특히 지난달 29일에는 부대의 병참기지로 활용되던 알-와흐다 경기장 마저 양측 간 치열한 교전 끝에 무장단체의 수중에 넘어가 정부군의 보급로는 사실상 끊긴 상태다.
도시 탈환을 시도하는 정부군과 무장단체의 교전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정부군 사망자는 100명을 넘어섰고, 난민은 4만5천명에 이르고 있다.
예멘 야권은 그러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테러 위협을 부각해 서방 지원을 유지하려고 무장단체가 진지바르를 장악하도록 방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살레 대통령은 야권과 시위대로부터 조기 퇴진 압박을 받다가 지난달 3일 대통령궁에서 폭발한 폭탄에 파편상과 화상을 입고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