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이건희 리더십 및 성장동력에 영향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하반기 삼성행보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 애플과의 특허분쟁, 인사를 통한 조직쇄신, 70여년 만의 노조설립 등 이달 초 삼성과 얽히고 설킨 이슈 향배에 관심이 집중된다.
무엇보다 삼성은 하반기 반도체·LCD 등 주력사업 부진의 탈출구를 마련하는 데 주안점을 둘 태세다.
지난해 3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복귀한 이래 지난달 중국 쑤저우 7.5세대 LCD 공장 건설에 30억달러를 쏟아 붓기로 하는 등 이들 주력사업에 대규모 미래투자가 이뤄졌다.
상황은 만만치 않다. 관련사업의 하반기 시황이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과거 D램 시장에서 5년 가까이 진행됐던 '치킨게임'이 반도체와 LCD에서 다시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십조원대를 육박하는 대규모 투자의 여파로 이들 사업이 삼성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가능성도 배제못할 상황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여부도 삼성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OC위원인 이 회장이 원활한 유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 31일 단독특별사면된 만큼 유치 성패 여부가 이 회장 추후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유치전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사면의 정당성 논란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공산이 크다.
이같은 논란은 이 회장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힐 것이란 예상이다. 또한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던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만큼 평창 유치 실패에 대한 '괘씸죄'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온다.
애플과의 분쟁도 심상치 않다. 애플이 삼성의 최대고객인 만큼 쌍방간 특허소송이 누적되면서 공급관계 역시 틀어질 수도 있다. 애플이 분쟁에서 완승하면 어렵게 기반을 다잡은 스마트 모바일 시장에서 다시 물러나야 할 처지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의 인사도 이르면 1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삼성테크윈 감사 여파로 인한 후속인사다.
하지만 분위기 쇄신 및 '신상필벌'을 통한 대규모 인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공격적인 미래투자와 관련해 정확하지 않은 전망과 그릇된 전략을 제시했거나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둔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물을 공산도 크다.
최근 대한통운 인수를 놓고 범삼성가인 CJ와 빚어졌던 갈등이 해소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CJ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의 핵심축인 삼성생명과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자칫 감정싸움이 지속되면 경영권 승계 작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일 복수노조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삼성의 무노조 경영 행보도 관심거리다. 삼성은 일부 특별한 사례를 제외하면 그룹 창립 이후 70년 이상 무노조 원칙을 지켜왔다. 하지만 법안 시행으로 삼성 계열사의 노조설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간 '톱니바퀴'처럼 조직화된 삼성 문화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일부 계열사 및 사업부에서는 근로환경·복리후생 등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설립된 노조들이 상급단체와 협력을 강화하면 향후 자동차·중공업 업계와 같은 강성 노조활동을 펼칠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7월을 시작으로 하반기에 기업의 경영 및 오너일가와 관련된 굵직한 사안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들 사안을 제대로 돌파하지 못하면 이 회장의 리더십은 물론 삼성의 경영에도 타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