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높은 금리와 상품가격의 영향으로 글로벌 자금의 흐름이 일방적으로 브라질을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특히 저금리인 일본에서 조달한 자금을 해외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엔 케리트레이드의 대표주자 '와타나베부인'이 브라질 외환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노무라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뮤추얼펀드 등을 통해 매달 40억 달러를 브라질에 쏟아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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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알·달러 환율(단위: 헤알) |
노무라는 3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2차 양적완화 프로그램(QE2)을 중단하더라도, 와타나베부인들의 브라질 투자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헤알화 가치 급등으로 브라질의 수출업계는 훨씬 더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닉 체이미 RBC 신흥시장리서치 부문 글로벌 책임자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는 신흥국 외환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선진국의 기준금리가 여전히 낮고, 신흥시장의 내수가 강력해 더 많은 투자를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통화가치 급등으로 고전해온 신흥국들이 손쉽게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었지만, 실제로는 신흥국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맞서 향후 수개월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저금리인 미국과 일본 등지의 투자자들을 매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올 들어서만 네 차례의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세계 최고 수준인 12.25%로 끌어올렸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신흥국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 긴축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케리트레이드 자금의 유입세는 상당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IIF는 신흥시장에 대한 순유입 자금이 지난해 9900억 달러에서 올해는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은 투기로 인한 헤알화 가치 급등을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외국인의 국채 투자에 물리는 세금을 세 배 인상했다. 이에 대해 안드레 페리이라 푸투라 외환 트레이딩 부문 책임자는 "브라질 채권시장에서는 해외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낼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브라질에 다시 투자하려면 6%의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라이드 와들 HSBC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달러당 1.59헤알선인 환율이 연말이면 1.52헤알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