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과정에서 감정을 개입시키면 안 된다는 것이다.
28일 CJ가 포스코-삼성 컨소시엄을 물리치고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역풍'을 경고했다.
대한통운 인수를 놓고 이재현 CJ 회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감정싸움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이재현 회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인수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고, 이는 결국 인수가 수직상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CJ가 대한통운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기는 했지만 M&A업계 관계자들이 우려를 보내는 이유다.
삼촌과의 감정 싸움때문에 무리하게 배팅했다는 뜻이다.
이는 주식시장에서도 바로 감지됐다.
실제 CJ의 인수유력설이 돌면서 CJ 주가는 전날보다 9.88% 하락한 7만3000원을 기록했다.
대한통운 역시 하한제한폭까지 떨어진 11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사실 증권가에선 그동안 대한통운 인수에 성공하는 기업이 오히려 재무 상태 악화로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을 지속적으로 내놓은 바 있다.
주가에서 나타난 시장의 우려처럼 CJ 앞에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다.
예상가 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베팅을 한데다 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이 남아있어서다.
CJ는 삼성생명 지분 매각 대금과 보유 현금을 통해 매각 대금을 마련할 방침이다.
CJ와 CJ제일제당은 각각 3.2%(639만주)와 2.3%(459만주)의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각 예상가는 약 1조원 정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삼성생명 지분을 모두 팔긴 어렵고 상당 부분 차입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조원에 달하는 주식을 대량으로 사갈 기업은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장중에서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이는 삼성생명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불가능하다.
따라서 업계는 "보유 현금 5000억원 가량과 삼성생명 지분 매각 대금 1조원을 더해도 5000억원 이상을 더 마련해야 한다"며 "나머지는 차입할 가능성이 높아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통운 노조의 강한 반발도 골칫거리다.
CJ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CJ GLS와 통합된다면 물량 배분 갈등이나 인적 구조조정도 피할 수 없어서다.
포스코를 구체적으로 꼽으며 인수 상대자로 적합하다고 밝혀온 대한통운 노조는 CJ의 인수에 총력 투쟁을 할 방침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