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에 선보이는 신형 모델은 지난해 50여대에 이어 약 70여대로 이는 각국 개별 시장 중 최상위권이다.
수에서만 많은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마켓 리더의 대접을 톡톡히 받고 있다. 최근 푸조 508을 비롯해 BMW 6세대 5시리즈와 5세대 7시리즈, 볼보 C30·S80 등 많은 브랜드들이 신형 모델의 아시아 최초 런칭 국가로 한국을 선택하고 있다.
비즈니스에서도 한국은 아시아 중심지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4월 BMW가 아시아 지역 대표회의를 서울에서 처음으로 개최했으며, 오는 7월에는 폭스바겐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장단 회의를 주최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8월 아우디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최초 대규모 국제 시승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시승행사들이 독일과 미국, 남유럽에서 주로 진행됐기에 이번 시승행사가 가지는 의미는 더욱 크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중국과 일본 등 여타 아시아지역 국가들과 차별화되는 한국 시장만의 특징을 설명했다.
중국 시장의 경우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이지만 브랜드 간의 치열한 경쟁과 불공정한 차량 평가, 합작으로 인한 브랜드 정체성의 괴리감, 디자인 침해 및 기술 유출, 정부의 지나친 간섭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또 다운사이징이나 고연비 파워트레인 등이 중요시되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과 달리 롱 휠 베이스 모델과 같은 중국 시장의 특수성도 지적됐다.
일본 시장에 대해서는 토요타, 혼다, 닛산, 미쓰비시, 스바루 등 세계 정상급 자국 브랜드들과 이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충성도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시장으로서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은 해외 브랜드에 대한 낮은 거부감과 높은 개인 소득, 최신 하이테크에 대한 빠른 수용력을 장점으로 평가했다. 국산차의 비중이 절대적이기는 하지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수입차의 성장세와 다양한 브랜드의 수요도 한국 시장의 특징으로 꼽혔다.
여기에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한 시장 개방과 동북아시아 중심의 지리적 위치, 아시아에 퍼진 한류 열풍을 통한 마케팅 파급효과 등도 아시아 자동차 시장 허브로 떠오른 배경으로 설명됐다.
이외 수입차 본사 관계자들은 ‘차량 제품에 대해 까다로우면서도 섬세한 한국 소비자’를 또 하나의 핵심 요소라고 밝혔다. 각종 최첨단 안전·편의 장치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국내만큼 정확한 곳이 없다는 것.
트레버 힐 아우디코리아 대표 겸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 자동차위원장은 “한국시장에는 여러 브랜드들이 많은 차종과 다양한 모델을 가지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3년 전만해도 일본차들이 장악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독일차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3년 후를 전망할 수가 없다”며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한국은 상당히 유니크(unique)한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