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빚덩이' 세계 경제 위협"-WSJ

2011-06-2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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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쑥날쑥' 성장세 장기화 우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선진국 사이에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는 부채가 세계 경제의 위협 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데 따른 여파가 수년간 이어지며, 세계 경제 성장세를 뜰쑥날쑥하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정부와 개인이 짊어진 채무 부담이 선진국 경제와 개인들의 재무건전성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개인 채무(위/빨간선:모기지/파란선:비모기지/단위:조달러)-주요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출처:WSJ)
◇'눈덩이'처럼 쌓인 빚…금융위기 채무 해소 평균 7년 걸려
신문은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이달 말 종료되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경제를 되살리는 데 일조했지만, 정부와 개인이 모두 막대한 채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연준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현재 보유한 신용카드와 자동차를 비롯한 비(非)모기지(주택담보대출) 채무는 10년 전에 비해 37% 늘었다.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9월(2조6000억 달러)의 정점에 비하면 6% 줄었지만, 감소세는 최근 12개월 새 처음 나타났다. 미국인들의 비모기지 채무액은 지난 1년간 2조4000억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모기지 쪽은 상황이 더 안 좋다. 미국인들이 안고 있는 모기지 채무는 9조9000억 달러 규모로 여전히 5년 전보다 많아졌고, JP모건체이스는 이 가운데 23%가 부실화했다고 지적한다. 집값이 대출액보다 낮아져 채무 상환이 더 어려워진 경우다.

미 정부의 재정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의 공공부채 규모는 200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62%였지만, 올해 100%를 돌파할 전망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최근 GDP 대비 공공부채가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로 불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은 유럽도 마찬가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그리스에 수십억 유로를 쏟아부어야 할 판이다. IMF는 독일과 프랑스의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2008년 각각 65%, 64%에서 올해는 80%, 88%로 늘어날 것으로 점쳤다.

카르멘 레인하트 페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2차대전 뒤에 발생한 15차례의 금융위기를 분석한 결과, 금융위기로 인해 높아진 채무비율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떨어뜨리기까지는 위기 이후 평균 3년, 채무를 모두 해소하기까지는 7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성장세 들쑥날쑥 '악순환'…채권시장 막히면 기복 더 심해져
전문가들은 막대한 채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악순환을 우려하고 있다.

채무를 줄이려면 정부나 개인 모두 지출은 줄이고 소득은 늘려야 한다. 문제는 정부의 재정지출 축소는 경제 성장세를 제한하고, 이는 기업의 고용 및 투자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부동산 가격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은 임금 소득을 늘릴 수 없다. 전반적으로 고르지 못한 성장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등이 실시한 대규모 통화부양 조치가 이런 악순환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지적한다. 저금리 기조 덕분에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크게 줄면서 정부와 개인 모두 과거의 잘못된 씀씀이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 등을 돌리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제이슨 드세나 트레너트 스트레이트거스리서치파트너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의 이른바 '대안정(Great Moderation)'기에는 신용시장 접근력이 커지면서 경기가 미세한 기복을 보이면서도 탄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그런 완충효과가 없다면, 경기의 기복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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