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6일 ‘국내외 은행그룹의 경영실적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그룹의 자본적정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아시아 및 글로벌 10대 은행그룹보다 부족하다”고 밝혔다.
국내 은행그룹은 수차례 증자를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2007년 11.7%에서 지난해 12.6%로 끌어올렸지만 아시아 10대 은행그룹(13.8%)이나 글로벌 10대 은행그룹(14.9%)보다 낮은 수준이다.
서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그룹의 무수익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1%로 2009년 말 1.2%보다 75% 상승하는 등 자산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신기반도 취약해지고 있다.
아시아 10대 은행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2007년에 비해 각각 47.0%, 66.7% 증가했다. 글로벌 10대 은행그룹도 같은 기간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43.6%와 16.8% 늘어났다.
반면 국내 은행그룹은 이자이익의 경우 2.0% 증가하는데 그쳤고, 비이자이익은 오히려 44.4% 감소했다.
서 연구위원은 “대출경쟁 심화로 이자이익 증가세가 둔화됐고 불완전판매 소송 등으로 금융상품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은행그룹은 부실자산 매각과 증자로 자본적정성을 강화하는 한편 기존 수익기반 약화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투자은행(IB) 부문 육성이나 해외진출 확대 등 새로운 수익기반 창출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