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리셰 총재는 전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시스템리스크보드(ESRB) 회의를 마치고 가진 회견에서 "ESRB는 유로존 재정문제가 이 지역 은행과 연결돼 있다는 점이 유럽연합(EU)의 금융 안정성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개인적으로 이 위험신호는 이미 빨간색 불빛을 내뿜고 있다"고 말했다.
ESRB의 의장인 트리셰의 발언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이다. 정상들은 이 자리에서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막기 위한 2차 구제금융에 대해 논의한다. 트리셰는 그리스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다시 한번 정상들의 결단을 촉구한 셈이다.
트리셰는 "EU의 금융 안정성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일부 국가의 취약한 재정이 은행 시스템과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더욱이 위기의 잠재적인 전이 효과는 EU를 넘어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10년 만기 독일 국채와 만기가 같은 그리스 국채와의 수익률 차(스프레드)는 이달 초 1317베이시스포인트(bp·1bp는 0.01%포인트)에서 이날 1384bp까지 치솟았다. 그리스 국채의 부도 위험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