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전날부터 벨기에 룩셈부르크에서 7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그리스에 5차 지원금 120억 유로(171억 달러)를 지급하는 문제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했다.
120억 유로는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지원받기로 한 1100억 유로의 구제금융 가운데 일부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최종 결정을 7월 중순으로 미루기로 했다.
디디에 레인데르스 벨기에 재무장관은 이날 회담 직후 가진 회견에서 "그리스에 대한 5차 지원금 지급은 7월 초 우리가 취한 결정에 근거해 7월 중순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로존 정책 당국자가 그리스에 대한 순차 지원금 지급 결정 시한을 6월이 아닌 7월로 언급하기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 의회가 재정 긴축과 민영화에 대한 핵심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에만 7월 중순까지 순차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에 대한 5차 지원은 7월 만기 채무 상환용으로 당초 유로존과 IMF에 의해 이달 말까지 이뤄질 예정이었다.
한편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디폴트 위기에 놓인 그리스의 채무 상환을 연장하는 문제에 대해 채권 은행들의 "비공식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EU는 지난해 5월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결정된 뒤 단계적으로 지원금을 넘겨왔지만, 그리스가 재정위기에서 계속 헤어나지 못하자 추가 지원 문제를 IMF 및 유럽중앙은행(ECB)과 협의해왔다.
이에 대해 IMF와 ECB는 그리스가 '허리띠를 더 졸라맬 것'을 조건으로 제시하며 EU와 기싸움을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