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제작사에 따르면 ‘풍산개’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 오다기리 죠가 스치듯 지나가는 배역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시간상으로는 불과 10여초 분량.
이번 깜짝 출연은 오다기리 죠가 김기덕 감독의 ‘비몽’ 촬영할 당시, 전재홍 감독과 인연을 맺었고 전 감독의 차기작에 꼭 출연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이뤄졌다. 결국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다기리 죠는 강제규 감독의 글로벌 프로젝트 ‘마이웨이’ 촬영 당시, 6시간 동안 차를 타고 경기도 화성으로 이동해 30분 정도 북한군으로 변신해 촬영한 뒤 다시 ‘마이웨이’ 팀과 합류를 위해 돌아갔다고 한다.
이번 ‘풍산개’에서 오다기리 죠는 북한군 중 한 명으로 출연, 남북한을 오가는 정체불명의 배달부(윤계상)가 북한 소년을 데리고 비무장지대를 빠져 나오는 장면에서 아주 짧게 등장한다. 엔딩 크레딧에서 조차 ‘특별 출연’으로 나오는 것을 원치 않아, ‘북한군 1’로 표기돼 있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에 상당히 주의 깊게 영화를 봐야 오다기리 죠의 카메오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숨겨진 얘기는 영화 ‘풍산개’의 실제 주인공인 북한산 담배 ‘풍산개’에 얽힌 스토리다. 영화 시나리오를 구상하던 김기덕 감독은 북한에 ‘풍산개’라는 담배가 있다는 사실을 듣고, 영화의 제목을 이 같이 지었다고 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풍산개’ 담배는 제작진이 만주와 중국을 거쳐 어렵게 두 갑을 공수해 촬영에 사용했다. ‘풍산개’ 담배는 타르 함량이 30mg에 달해, 일반 담배의 10~30배 가까이 된다. 연기의 사실성을 위해 직접 이 담배를 피웠다는 윤계상은 “정말 숨이 턱 막혔다. 대사가 없는 것이 다행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독한 담배였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영화 ‘풍산개’는 서울에서 평양까지 무엇이든 3시간 만에 배달하는 정체불명의 주인공(윤계상)이 북한에서 망명한 고위층 간부의 여자를 배달하라는 미션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분단 드라마로 오는 2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