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데페이즈망의 연속.. 아르코미술관, '벌어지는 도시'展

2011-06-2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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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몽각, 경부고속도로29, 99.7x150cm, 1968 경, 한미사진미술관 소장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아르코미술관에서 기획공모전 '데페이즈망-벌어지는 도시'전이 15일부터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미술사학자 김미경(한국근현대미술연구소장)과 독립큐레이터 최재원이 공동 기획자로 참여했다.

"수술대 위에서의 우산과 재봉틀의 우연한 만남처럼 아름다운"이라는 로트레아몽의 말처럼 낯익은 사물들이 낯선 장소에 놓일때 일어나는 충격을 미학적으로 간주하는 말이 초현실주의 단어인 '데페이즈망'이다.

이 전시는 서구와 전통이 혼재하는 삶속에서 서구 근대의 도시 형성과는 다른 도시속에 담긴 문화예술의 혼성적이고 흉합적 특성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한국 근현대사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포괄하는 주요 특징적 사건들을 분석한다.

사실상 우리의 도시도 '데페이즈망' 도시다. 

도시의 물리적인 외형만이 아니라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의식구조와 문화에술 모두가 데페이즈망이다. 자동차가 질주하는 직선 도로 옆에 초가집이 기대있거나, 3.1 고가도로 밑에 가리워져 있던 청계천 쓰레기와 복구사업등은 식민지의 아픔과 서구 근대, 그리고 전통이 얽힌 가운데 우리의 의식구조를 형성해 왔다.

박경근, 청계천 메들리, 70min, 2010

익숙한 사물들이 낯선 환경에 놓일때 발생하는 충격과도 같은 것이다.  데페이즈망의 충격은 이 전시의 부제처럼 '벌어지는 도시'에서 분절되고 갈라진다.  또 그 갈라짐과 다면성은 어떤 상황이 벌어지듯이 시작된다는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미술뿐만 아니라 영화와 산업광고 디자인도 소개된다.  고 김기영 감독의 1960년 영화 '하녀'가 무대미술과 음악적인 측면에 주목하여 새롭게 편집한 영상으로 미술관에서 최초로 상영된다.

이 영화속에 등장하는 이층 양옥집과 중산층 가정의 근대적 삶에 대한 꿈에 낮은 신분의 하녀가 데페이즈망이 되고, 끝없이 여닫히는 문을 통해 온 집안에 울려펴지는 피아노와 재봉틀 소리는 전통과 현대의 표상으로 충돌한다.

 
주재환, 천의 얼굴-부동산광고 2004-2008, 가변설치, 2008

이번 전시에는 '윤미네 집'으로 잘 알려진 전몽각의 '경부고속도로'가 한국의 고속도로 건설 현장의 역사를 보여주고, 부동산 투기라는 한국사회의 광적인 현상이 미술관을 통해 작품으로 다뤄진다. 주재환의 '부동산 전단지'는 작가의 사회에 대한 발언 일 뿐만이 아니라 기존의 예술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식과 감수성을 담고 있다.

또 2011년 베를린영화제에 공식 초청받은 박경근의 '청계천 메들리'와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감독 홍형숙의 '경계도시2'도 상영된다.

회화 영화 설치 사진등 장르가 융합된 이 전시에는 강국진, 김기영 김기찬 김형관 박경근 이제석 임명진 전몽각 잭슨홍 주재환 최병소하태범 홍형숙등이 참여했다. 전시는 7월 1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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