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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환 경제부 차장 |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올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임기중 가장 집중하고 싶은 과제로 '동반성장'을 꼽았다. 대기업들도 동반성장이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해 필요한 문제라고도 했다. 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지만, 단기 처방에 급급한 나머지 이를 소홀히 해 왔다.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지만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중소기업의 설자리는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이유로 뒷전으로 미뤄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런 변명이 결코 통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실타래를 풀어가듯이 하나하나씩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한다.
정부는 최우선적으로 중소기업들의 활로를 찾아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일자리창출의 진원지를 방치하고서는 우리사회 미래는 암담하기만 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본질적인 문제로 기술력 부재를 탓하고 있다.
이런점에서 16일 38개 중소·중견기업 연구센터를 지원키로 한 것은 잘 한 일이다. 지경부가 2003년부터 추진해 온 ATC(Advanced Technology Center) 지원사업은 중소·중견기업의 기술경쟁력을 갖춘 곳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해당 연구소들은 향후 5년간 매년 5억원씩의 기술개발자금 지원을 통해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같은날 지경부는 18개 석유화학업체 CEO들과의 간담회에서 100대 핵심소재 개발을 골자로 하는 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대책을 논의했다. 굴지의 대기업이 모두 참여하고 있는 석유화학 업종에서는 합성수지 제품 명품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지 오래다. 중국 등 신흥국 후발업체에 무섭게 뒤따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대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중소 수요업체들의 숙원사업인 '합성수지 1개월 가격예시제' 품목을 2개에서 4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소업체 위주로 난립해 있는 플라스틱 가공업체들에게 사전에 플라스틱 원료인 합성수지 가격을 전해, 대비케 하겠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들도 이제는 더 이상 수혜적인 입장에서 문제를 접근할 게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지난 정부에서 했던 대책이라도 좋은 게 있으면 과감하게 채택해야 한다. '벤처기업 육성'이나 대학연구실 창업제도를 더욱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한 대학교수는 "과거에는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기술들이 겉만 그럴싸하게 포장돼 연구비 지원을 받는 사례가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벤처거품이 빠지면서 남겼던 상처를 되새기지 않기 위해 보다 철저한 심사도 병행해야 한다. 모든 분야의 노력이 모아져 나갈 때 결국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꿈이 실현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