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숙제에 꼼작 못해'+

2011-06-1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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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기자)“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2012년 대선에서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현재 자신의 정치적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문 이사장이‘고인의 뜻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대선 출마 여부를 두고 정치권의 관심을 받고 있는 문 이사장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를 맞아 '문재인의 운명’을 15일 출간했다.

문 이사장은 책 서문에서는 “이제 우리는 살아남은 자들의 책무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며 “그가 졌던 짐을 우리가 기꺼이 떠안는 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고도 했다.

그는 책 말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했던 자신의 인생과 현 상황에 대해 ‘운명’으로 표현하므로서 앞으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문 이사장은 “그를 만나지 않았으면 적당히 안락하게, 그리고 적당히 도우면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의 치열함이 나를 늘 각성시켰다”며 “그의 서거조차 그러했다. 나를 다시 그의 길로 끌어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통령이 마지막 얼마동안 머릿속에 유서를 담고 사셨으리라는 생각이 지금도 나를 견딜 수 없게 한다”며 슬픔을 여전히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내 인생에서 노무현은 무엇인가. 잘 모르겠다. 하여튼 그는 내 삶을 굉장히 많이 규정했다”면서 “그런 점에서 운명이다. 그가 남긴 숙제가 있다면 그 시대적 소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밝혔다.

문 이사장은 이어 “하물며 나는 더욱 그렇다. 기꺼이 끌어안고 남은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된다”며 자신에게 부여된 ‘시대적 소임’을 강조했다.

책에서는 최근에도 국회에서 논란이 됐다가 결국 무산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대검 중수부 폐지는 검찰의 탈(脫)정치, 정치중립을 위한 상당히 중요한 과제였다”며 “그러나 역설적으로 정치중립의 요구 때문에 손을 대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 이사장은 “그 때 못했던 배경이 있다. 중수부 폐지를 본격 논의하기 전에 대선자금 수사가 있었다. 그 수사를 중수부가 했다”며 “대통령이나 청와대는 검찰이 정권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수사할 수 있게 보장해줬다. 이 수사로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대단히 높은 신뢰를 받게 됐다. 그 바람에 중수부 폐지론이 희석됐다”고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관련해서는 ‘100% 국익 기준으로 해 이익이 되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안 하는 것’이라는 노 전 대통령의 ‘장사꾼 논리’에 의한 것임을 밝혔다.

현 정부에 대해 일침도 가했다. 그는 “(쇠고기 파동) 촛불시위의 배후로 (이명박 정권이) 우리를 의심했다는 얘기 역시 한참 후에 알게 됐다”며 “정말 놀라운 상상력이고 피해의식이었다”고 꼬집었다.

(아주경제 양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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