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시바가 지난달 27일 400억원 규모의 유니슨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도시바가 내년 5월 주식으로 전환하면 지분 28%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최대주주인 이정수 회장은 지분 22.5%를 보유하고 있지만, 전량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 이 회장은 경영 실패에 책임을 지고 지난 2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도시바가 사실상 유니슨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중공업,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들이 유니슨 인수를 검토했다”며 “도시바의 투자로 인해 유니슨은 사실상 도시바 품으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도시바가 유니슨에 투자한 이유는 일본 원전 사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세계 최대 원전업체인 도시바가 일본 원전 사고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면서 풍력발전업체인 유니슨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향후 3년간 7000억엔을 들여 에너지 분야 등에서 적극적으로 기업간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이다. 설비투자, 연구개발 등을 합친 총 투자금액은 과거 사상 최대인 3조엔을 넘어설 전망이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업체인 도시바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한 유니슨은 날개를 얻었다”며 “이번 투자 유치로 중국내 풍력발전기뿐 아니라 풍력부품 시장 진출도 원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시바의 후광효과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니슨의 홍콩 자회사 코유니슨홀딩스가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뉴파워프라즈마는 코유니슨홀딩스 증자에 83억5000만원 규모로 참여키로 결정했다.
증자 이후 코유니슨홀딩스는 유니슨이 50.9%의 지분을 갖게 되고, 뉴파워프라즈마는 49.1%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코유니슨홀딩스는 증자 자금을 중국 현지 합작법인인 유니슨풍력발전유한공사의 풍력발전기 생산과 설비 구축, 운영자금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1984년 설립된 유니슨은 지난 1999년 불모지나 다름없던 풍력발전산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최초로 750㎾급 풍력발전기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체제를 구축한 국내 풍력발전분야 선도 기업이다. 그동안 풍력 계측에서부터 설계·자금 조달·발전기 및 타워 생산·단지 조성에 이르기까지 많은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또 유니슨은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경북 영덕, 강원도 평창에 대단위 상업용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두 풍력발전단지에서는 전력 생산뿐 아니라,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주력 제품은 750㎾와 2㎿급 풍력발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