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박지성, 지동원에 한 말은…

2011-06-1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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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박지성, 지동원에 한 말은…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몸값은 구단 간 문제다. 일단 가는 게 낫다."

프리미어리거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유럽 진출을 눈앞에 둔 지동원(20·전남 드래곤즈)에게 해외파 선배로서 조언했다.

자신이 설립한 재단의 자선축구대회 참석차 베트남 호찌민을 찾은  박지성은 14일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자선축구대회와 관련한 인터뷰였지만 대표팀 후배인 지동원의 해외 진출과 관련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이야기하며 선배로서의 애정을 한껏 과시했다.

특히 지동원에 "기회가 왔으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일단 떠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몸값이 너무 싸다거나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도 괘념치 말고 일단 해외 진출 기회를 잡으라는 것. 또 자신도 그랬듯 해외 진출 이후 1~2년간은 적응하느라 애를 먹겠지만 그 시간만 이겨내면 성공할 수 있다고 봤다.

다음은 박지성과 연합통신 간 일문일답.

   -- 지동원이 선덜랜드에 가는 것을 두고 몸값이 너무 싼 데다 벤치 선수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나는 어찌 됐건 지동원이 해외로 나가는 게 낫다고 본다. 비싼 몸값을 받고 와도 적응 못 하는 선수가 태반이다. 이른 시일 안에 적응하느냐 못하느냐가 훨씬 중요한 문제다. 지동원은 나이도 어리기 때문에 만일 실패하더라도 해외 경험이 자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 몸값은 구단 간 문제다. 선수 미래와는 상관없다.

   -- 구자철도 독일 진출 후 적응하느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한다. 본인은 어떻게 이겨냈나.

   ▲처음에 한국에 있을 땐 누구나 유럽 가도 어느 정도는 하겠지라고 후배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가서 부딪혀보면 생각이 달라진다고 얘기를 많이 한다. 갓 해외에 진출한 후배들이 전화해 날 다시 봤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만큼 해외 무대는 적응하기가 어렵다.

   -- 자신이 빠진 대표팀이 최근 A매치 평가전을 치렀다. 섭섭함은 없었나.

   ▲대표팀에서 은퇴했다는 사실이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 정확한 심정을 말하자면 아직 난 대표팀에 속해 있는데 잠시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느낌이다. 내가 속한 팀의 경기를 보는 듯했다.

   --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자신의 공백이 커 보였다. 가나전을 보면서 "아, 내가 있었으면"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나.

   ▲ 가나가 워낙 훌륭한 팀이라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 게 사실이었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이 보이기도 했지만 잘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 맨유 선수로서 정상에서 은퇴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팀을 거치면서 서서히 선수 생활을 마감할 것인가.

   ▲ 은퇴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건 확실하다. 맨유에서 은퇴할 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뛰던 팀이나 아예 다른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칠 수 있다. 1~2년 후면 내 몸 상태는 하락세를 탈 것이고 그때가 돼봐야 은퇴 시기를 정할 수 있을 것 같다.

   -- 운동선수치곤 결혼이 늦었다. 아직도 계획 없나.

   ▲운동선수 말고 일반 사람으로 결혼 적령기를 생각해 달라. 어릴 때부터 결혼해 편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껏 외지에서 혼자 잘 지내왔다. 굳이 이제 와서 서둘러 결혼을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 2세에 대한 욕심도 없나.

   ▲아이를 꼭 가져야 한다는 생각 역시 없다.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아기부터 생기면 긱스처럼 될 수 있다.

   --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FC바르셀로나에 완패했다. 지금 심정은.

   ▲아직도 졌다는 사실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을 만큼 상심이 컸다. 지금도 그렇다.

   -- 한국에서 메시 같은 선수가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세계적으로도 나오기 어려운 선수가 한국에 나올 수 있을까. 확률적인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일단 한국 축구의 시스템 등 전반 환경이 다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 애초 참가하기로 했던 에브라와 이영표가 자선경기에 못 나오게 됐는데.

   ▲아쉽게 생각한다. 선수 수급 문제는 워낙 유동적이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에브라의 경우 유로 2012 대회 때문에 내년 자선경기에도 참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영표형은 팀이 컵대회 4강에 나가는 바람에 소속팀에 발이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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