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의 양대 선물거래소인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와 시카고 상업거래소(CME)를 거느린 CME그룹(CME Group)은 이날, CBOT 노스 빌딩과 사우스 빌딩을 매각한 후 이 가운데 일부만을 임대해 사용할 계획(partial sale-leaseback)이라고 밝혔다.
CME는 금융상품 거래 객장이 위치한 이스트 빌딩 소유권은 계속 유지하고 노스 빌딩에 있는 농산물 거래 객장과 사우스 빌딩에 위치한 사무 공간을 장기 임대해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1848년 설립된 CBOT와 1898년 설립된 CME는 지난 2007년 합병됐으며 CME그룹은 현재 3개 건물로 구성된 시설을 갖추고 있다.
1929년 45층짜리 아르데코 양식으로 지어진 CBOT 노스 빌딩은 1978년 시카고의 '역사적 명소'(historic landmark)로 지정된 유명 건축물이기도 하다. 2006년에는 개보수에 2000만 달러(약 220억원)가 투입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CBOT 건물 가치를 2억5000만 달러(약 2700억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CME는 건물 매각을 위해 부동산 컨설팅업체 '존스 랭 라살(Jones Lang LaSalle)'과 '홀리 듀란(Holly Duran Real Estate Partners LLC)'을 고용했다고 밝혔다.
그룹 최고재무책임자 제이미 패리지는 “건물 매각은 CME그룹이 핵심 파생상품 사업에 대한 재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자거래시스템이 선물거래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객장에서 이루어지는 공개 호가 경매(outcry trading services)는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상징”이라며 “이를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계속 유지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건물 매각 발표는 CME그룹 테런스 더피 회장이 지난 8일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일리노이 주의 법인세율 폭등을 이유로 기업 소재지 이전을 고려 중이라고 발표한 뒤 5일 만에 나왔다. 당시 더피 회장은 기업 이전을 하더라도 객장은 시카고에 남겨둘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CME그룹의 건물 매각 발표 후 대변인 마이클 쇼어는 건물 매각과 기업 소재지 이전과의 연관성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